6집 'Thank You' 각종 음반차트서 5주연속 1위80년대+현대리듬… 10대부터 30대까지 '매료'
2007년 세밑 가요계는 '토이 열풍 따라잡기'에 열을 올렸다. 토이의 6집 앨범 < Thank You >는 5주 동안 각종 음반판매차트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 열기는 2008년에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인터뷰 장소에서 만난 유희열은 오랜 만의 활동이 버거운지 약간은 야위어 보였다. 눈가의 잔주름이 멋스럽게 지어지는 모습에서 세월의 무게감도 슬쩍 스쳤다.
하지만 유희열은 6년의 공백을 털어내고 또 한번 팬들과 소통을 이뤄냈다는 데에서 오는 '희열'을 숨기지 못했다. 토이는 음악을 만들면서 곁을 지켰던 동료들, 그 감성을 여전히 기억하는 팬들에 대한 고마움 때문에 앨범 제목도 < Thank You >로 정했다.
유희열은 "워낙 오래 쉬었잖아요. (윤)종신 형이나 (이)승환 형은 저보고 이제 '아이 달린 유부남'이라고 걱정도 많이 해줬어요.(웃음) 감(感)을 되찾는 게 가장 힘든 일이었죠. 다시 앨범을 내겠다고 하니까, 예전 그 스태프들이 거짓말처럼 하나 둘 씩 모였어요. 그 분들이 공백을 메워주셨어요. 그들이 없었다면 하는 생각에 가슴이 짠한 느낌이 들더군요. 제 음악을 함께 만들고 또 기억해주는 이들을 위한 고마움 마음을 담았어요"고 말했다.
토이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대의 부드러운 감성을 건드리는 멜로디와 가사로 숱한 히트곡을 쏟아냈다. <내 마음속에> <내가 잠시 너의 곁에 살았다는 걸> <바램> <여전히 아름다운지> <좋은 사람> 등이 대표적이다. 좋은> 여전히> 바램> 내가> 내>
토이의 실체인 유희열이 곡을 만들면 노래에 어울릴 법한 윤상 조원선 김연우 성시경 김형중 김민규 같은 객원 가수군(群)이 동원돼 명곡이 탄생하곤 했다.
6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토이의 감성은 여전하다. 새로운 목소리가 더해져 느낌을 더욱 풍성해졌다. 2007년 가장 주목받은 여자 가수 중 하나인 윤하를 비롯해 홍대 클럽가의 소문난 노래꾼이던 이지형과 이규호가 가세했다. 신예 이지형이 부른 타이틀곡 <뜨거운 안녕> 은 6집 앨범 전체의 분위기를 설명해주는 곡이다. 뜨거운>
유희열은 "1980년대 유행하던 팝송 속에 자주 등장했던 전자음에 변형을 주면서 리듬은 친숙하지만 현대적인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유희열의 이런 시도는 옛날 리듬을 재료로 현대식 리듬 그릇에 담아놓으며 10대부터 30대 이상까지 음악 팬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토이의 감성이 더욱 농익게 만든 것은 세월의 무게감이었다. 유희열은 앞서 농담처럼 말했듯이 유부남이자 한 아이의 아빠다. 노래를 주의 깊게 들다 보면 노래의 화자가 변화한 점이 발견된다. 사랑이 삶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믿던 20대가 취업을 하고 가정을 가지며 생활인이 된 30대로 변모했다.
아름답고 수채화 같은 '사랑 찬가(讚歌)'가 스산하고 허무한 '청춘 송가(頌歌)'로 탈바꿈했다. '찬란하게 반짝이던 눈동자여/사랑했던 날들이여 이젠 안녕/뜨겁게 뜨겁게 안녕/…/앞만 보고 달려가자/바보처럼 울지 말자/너를 위해서 나를 위해서/멋있게 살아줘/뜨겁게 뜨겁게 널 보낸다/안녕'
가사에서 볼 수 있듯이 타이틀 곡 <뜨거운 안녕> 은 제목 그대로 보내기 싫은 젊은 시절과 뜨겁게 작별을 고하는 내용이다. <그대 무거운 짐을 내게> <안녕 스무살> <인사> 등의 곡 가사도 30대의 가슴을 후벼 파는 듯한 쓸쓸한 느낌이 스며들어있다. 인사> 안녕> 그대> 뜨거운>
'회사 옥상에서 하늘을 바라 보다/익숙한 외로운 점심식사 내 모습 바라보다/…/라디오에서 흐르는 그렇게 우리 좋아했던 옛 노래 속에 난 다시 돌아가/너를 지키겠다는 고백 이젠 어디에/너를 향해 달려가던 난 이젠 어디에'(<안녕 스무살> ) 안녕>
토이가 만든 상실을 담은 건조한 슬픔을 담은 노래는 동 세대를 위로하고 있다. 그들에게는 추억이라는 심적인 공통분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토이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이제는 쉼없이 음악작업을 계속 이어가며 자주 팬들과 소통하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세월이 흐를수록 노래 하나가 추억 하나로 기억되는 같아요. 어떤 사람이 직장생활에 지쳐서 퇴근을 해요. 우연히 레코드점에서 들려오는 음악소리에 CD를 아주 오랜만에 사게 되죠. 그 음악을 들으면서 예전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과 추억을 떠올리면서 남루한 삶을 잠시 잊고 위안을 얻는다는 생각을 해봤어요. 제가 그런 음악을 만들 수 있다면 이 앨범은 의미를 다했다고 생각해요."
▲ 나얼, 토이 앨범 참여 불참 아쉬움 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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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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