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토 대안 샤리프 선택 '플랜 C'도 심중에
베나지르 부토 전 파키스탄 총리의 암살이후에도 미국은 현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 '구하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극도의 정정 혼란을 수습하고 테러와의 전쟁을 계속 수행하면서 핵무기를 안전하게 통제할 수 있는 친미 지도자로 무샤라프 대통령 이외엔 대안이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미국이 부토 암살 직후 부토가 이끌던 '파키스탄 인민당(PPP)'이나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의 '파키스탄무슬림동맹'등 제 정파와 다각적 접촉을 시도하며 미국의 영향력 유지에 골몰한 것도 결국 무샤라프 대통령을 구하기 위해서다.
미국은 당초 무샤라프와 부토의 연합을 통해 정정불안을 해소하고 민주주의 회복에 대한 전망을 가시화하려 했으나 그러한 '플랜 B'는 부토의 암살로 물거품이 됐다. 미국 언론들은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이제 '플랜 C'를 강구, 부토의 대안으로 샤리프 전 총리를 활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샤리프는 이슬람 정당과의 긴밀한 관계 때문에 극단주의 세력과도 줄이 닿아 있고 때로 반미적 성향을 보여 왔지만 이제는 다른 방안을 찾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미국은 그러면서도 부토의 남편과 아들이 후계자로 지목된 PPP도 파키스탄 총선에 참여, 선전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현재로선 PPP가 총선을 거치면서 유력한 세를 형성하면 총선 결과에 따라 무샤라프 및 샤리프와의 관계에서 미측의 선택폭이 넓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내에서는 지역 전문가들 뿐만 아니라 일부 행정부 인사들 사이에서도 "무샤라프는 미국의 정책을 고갈시켰다"면서 "무샤라프가 없다면 상황을 좀더 원만하게 진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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