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무식서 파견 공무원 이기주의 행태 경고日대장성 개혁 거론… "보고서에 혼 담아라"
이명박 당선인은 1일 “자기가 소속된 부처의 이해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정책에 반영시키려고 나왔다면 그 생각을 바꿔야 한다”며 역대 인수위에서 나타났던 파견 공무원들의 부처 이기주의 행태에 대해 경고메시지를 던졌다.
이 당선인은 오전 삼청동 인수위 강당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정초부터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하게 돼 미안하다”면서 “옛날에는 (인수위가) 안을 만들면 해당 부처는 뒤에서 안 되도록 다른 로비를 했다. 이런 소아병적, 이기적 사고를 버리고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두 달 동안 나라를 위해 몸을 던져야지, 권력 있는 사람과 인연 맺고 그 덕에 뭐가 잘 되려는 생각을 가지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을 많이 하고 보고서도 그렇게 만들지만 문서를 들고 온 사람의 생각이 바뀌지 않았다”며 “그런 보고서를 보고 지도자들이 모두 속은 거다. 그래서 5년 뒤에 똑 같은 나라가 된 거다”고 꼬집었다. 그는 그러면서 “여러분의 보고서에는 혼이 들어가야 한다. 몸소 실천할 수 있는 정신이 다 박혀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당선인은 또 “일본이 최근 (공룡 경제부처인) 대장성을 없애는 조직개편을 하는 등 잃어버린 10년이 아니라 (앞으로) 10년 간의 준비를 갖춰 나타났고, 중국은 ‘얼마 있지 않으면 미국보다 강한 나라가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면서 “우리는 허구한 날 ‘샌드위치가 됐다’고 하는데 지금부터 제대로 하면 된다”고 역설했다. 이에 대해 인수위 관계자는 “경제부처 조직개편 방향을 말한 것이 아니라 거대조직을 없앤 개혁 정신을 언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무식은 이 당선인의 노 홀리데이(No Holiday) 원칙에 따라 법정공휴일인 이날 시작됐다. 당초 시무식장 연단에는 당선인과 위원장 등의 좌석이 마련됐으나 이 당선인의 지시로 치워졌다.
이 당선인은 이에 앞서 염창동 당사에 열린 한나라당 신년인사회에 참석, “앞으로 5년을 잘한다고 하는 것은 저 혼자서 결코 될 수 없다”고 한나라당 협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당선인은 이어 오전 8시 강재섭 당대표, 이경숙 인수위원장 등 300여명과 국립현충원을 참배했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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