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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과 엠넷미디어 서로의 영역 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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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과 엠넷미디어 서로의 영역 넘본다

입력
2008.01.02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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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온] 올 가요계 라이벌 구도

‘라이벌(Rival)’은 ‘강(River)’이라는 단어에서 파생됐다. 농경과 목축을 하면서 살던 고대인들에게 강물은 곧 생명이었다. 그래서 결코 양보할 수 없는 것이다. ‘강을 사이에 두고 싸우는 사이’에서 ‘라이벌’의 뜻이 유래된 이유다. 역설적으로 ‘라이벌’은 그 강이 마르거나 넘치면 공멸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공동운명체이기도 하다.

2008년 한국 가요계도 마찬가지다. 치열하게 경쟁하면서도 위기에 빠진 가요계를 함께 건져낼 이들이 바로 ‘라이벌‘들이다. 2008년을 빛낼 가요계 ‘라이벌’ 구도를 살펴봤다.

#SM vs. 엠넷미디어=갖지 못한 것을 향하여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과 엠넷미디어는 라이벌로 묶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보아 동방신기 등의 소속사인 SM이 음악산업에 잔뼈가 굵은 것에 비해 엠넷미디어는 케이블채널 Mnet의 후광이 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엔터테인먼트 업체는 서로가 갖지 못한 것을 향해 끝없이 전진하고 있다.

SM은 이연희 고아라 등의 배우군(群)을 육성하면서 기존에 보유하던 가수군(群)을 영상 콘텐츠 사업에 진출시키고 있다. 자회사 SM픽쳐스가 설립됐으며 이 회사를 통해 슈퍼주니어는 2007년 7월 <꽃미남연쇄테러사건> 으로 영화계에 데뷔했다. 보아 역시 미국에 연기로 데뷔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엠넷미디어는 음악 채널 사업 중심에서 매니지먼트사업을 추가하며 활동 영역을 넓힌 지 오래다. 최근에는 영화 드라마에도 욕심을 내고 있다. 이미 송승헌 이범수 하석진 등의 배우군과 함께 이효리 SG워너비 옥주현 씨야 등 가수군도 함께 보유하고 있다. 영화 <못 말리는 결혼> 등의 작품에는 공동 제작 크레딧에도 이름을 올리기 시작하며 몸집을 부풀리고 있다.

#동방신기 vs. 빅뱅=남성 5인조의 지존을 가리자

동방신기는 15번째 앨범을 오리콘 차트 10위권에 오르게 한 저력을 보이고 있다. 올해는 3월19일부터 5월3일까지 일본에서 3번째 전국 규모의 라이브 투어를 진행한다. 이번 투어는 대규모 공연장인 아레나만 센다이 사이타마 요코하마 등 3곳을 포함할 정도로 명실상부한 대규모 투어다.

이 아성에 빅뱅이 도전한다. 빅뱅은 1월4일 일본 데뷔를 앞두고 있다. 이미 2007년 연말 콘서트에서 일본 데뷔곡 <하우지> 의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빅뱅의 일본 첫 번째 미니 앨범 의 수록곡이다.

1990년대 초반 전세계 클럽가를 강타한 블랙 머신의 곡을 빅뱅 스타일로 새롭게 샘플링한 곡이다. 빅뱅은 일본 공식 활동을 시작하기도 전에 뜨거운 현지 반응을 예고하고 있다. 각종 한국 대중문화 상점에는 빅뱅의 미니앨범 1,2집이 판매순위 1위를 고수하며 일본 데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원더걸스 vs 소녀시대=소퍼모어증후군을 날려라

원더걸스와 소녀시대는 침체에 빠져있던 여성 그룹의 부활을 알렸다. 원더걸스의 <텔미> , 소녀시대의 <소녀시대> 는 전 세대의 사랑을 고루 받으며 이전 아이들 그룹의 인기행보와 다른 길을 걸었다. 무엇보다 UCC 동영상과 중견 가수와의 공동 무대로 끊임없이 화제를 양산하며 가요계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2008년 초반에는 해외에서 맞대결을 이어간다. 원더걸스는 2월 스승 박진영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간다. 콘서트 게스트 형식으로 미국 무대를 밟고 해외 진출을 모색한다. 소녀시대는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았는데도 중국과 태국 등지에서 커버팀이 등장할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소녀시대의 본격적인 해외진출이 예견되는 대목이다.

이들의 후속 앨범은 SES와 핑클 이후 사라졌던 여성 그룹의 명맥을 이들이 얼마나 이어갈 수 있을지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이들이 소퍼모어 증후군을 날려버리고 장수 그룹의 토대를 마련하게 될지, 라이벌의 경쟁은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지상파 vs 케이블=동병상련? 오월동주?

음악 산업의 침체로 방송 매체의 음악 프로그램은 수난을 맞이하고 있다. 가요계는 2007년에도 가수들의 방송 출연 거부로 시끌시끌한 연말을 보냈다.

지상파를 위협하는 영향력을 확보했던 케이블채널 Mnet은 <2007 Mnet-KM 뮤직 페스티벌>에서 출연 보이콧 사태를 당한 데 이어 일부 제작자들로부터 뮤직비디오를 방영하고 받는 제작 협찬금을 중단하라는 요청에 직면했다.

극소수의 제작비만을 들여 수억원의 매출을 올리던 과거의 영화와 작별을 고해야 할 순간이 된 셈이다. 유력 제작사들의 연합으로 음악 프로그램 의 집단 출연 거부까지 이어질 태세다.

지상파도 위태롭기는 마찬가지다. 가수들의 공정성 시비로 연말 가요 시상식이 없어진 것은 이미 오래 전이다. 일주일에 단 한차례 있는 가요 음악 프로그램이 5%를 밑도는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중고 신인가수의 등용문이던 <쇼바이벌> 도 시청률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음악 프로그램의 영향력이 줄어들다 보니 암암리에 출연을 조건으로 내걸었던 예능 프로그램의 게스트 출연 약발도 떨어지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와 케이블 채널의 음악 프로그램이 각자에 처한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할 지도 2008년 가요계에서 빼놓지 말고 봐야할 관심거리다.

스포츠한국 김성한기자 wing@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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