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당 7.80위안 붕괴, 7.70위안 붕괴, 7.40위안 붕괴, 7.31위안 붕괴…연간 82차례 최고치 경신.
중국 위안화의 절상 속도가 거세다. 중국 정부가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기 위해 금리인상과 함께 위안화 절상이라는 카드를 쓰고 있기 때문.
한국으로서는 위안화 절상이 중국과의 수출경쟁력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평가되기도 하지만, 원-위안화 동조화 경향이 가속화할 경우 원화절상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어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복합적이다.
28일, 올해 외환시장 마지막 날, 중국 인민은행은 위안화 기준환율을 달러당 7.3046위안으로 고시했다. 전날 달러당 7.3079위안에 이어 이틀째 사상 최고치다.
올해 달러당 위안화 기준환율은 지난해 말에 비해 6.5% 절상됐으며, 연중 82차례나 최고치를 경신했다. 2005년 7월 21일 중국이 고정환율제를 변동환율제로 전환한 뒤 달러당 8.11위안으로 출발한 이후 지금까지 10%가 절상 된 것이다.
미국 등 각국의 위안화 가치 현실화 요구에도 불구하고 위안화 절상을 억제해왔던 중국이 환율통제를 완화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중국 내부의 경기과열과 급속한 인플레이션 압박 때문이다. 금리 인상 등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물가상승이 지속되면서 환율조정을 통해 거시정책을 긴축으로 이끌 필요가 높아진 것이다.
위안화 가치상승은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 중국 국제금융공사 수석 경제학자인 하지밍(哈繼銘)은 "위안화 절상속도가 갈수록 빨라져 내년 한해 10% 절상이 예상되고 있으며,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6.57위안대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미 의회와 정부는 중국정부가 위안화에 대한 통제를 지속하고 있는데 대해 줄곧 비판해 왔다.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현실화하지 않아, 각국의 무역수지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 전문가들은 급속한 절상이 이루어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위안화의 가치가 현재도 당국에 의해 억제돼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위안화 절상 추세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복합적이다. 위안화 절상으로 한국의 수출경쟁력이 높아지고, 중국에 대한 무역수지가 개선될 수 있지만, 문제는 원-위안화의 동조화 현상이다. 금융연구원 박해식 연구위원은 "예전에는 원-엔의 동조화 경향이 두드러졌는데 최근에는 원-위안화의 동조화 현상이 문제가 되고 있다"며 "위안화가 절상되면 원화도 함께 절상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 연구위원은 "위안화 절상으로 일단 중국수출 등에는 호재가 돼지만, 원화도 함께 절상될 경우 절상폭에 따라 한국의 전반적인 수출 등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위안화에 대한 통제를 포기해서 한꺼번에 폭발적으로 절상될 경우 한국에는 분명히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중국당국의 통제 하에 장기간의 지속적인 절상이 이루어진다면 국내 경제에 큰 이익이 될 가능성은 많지 않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갑작스런 위안화 절상은 오히려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줘, 득보다 실이 크다는게 일반적 견해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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