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년(戊子年) 새해가 밝았다.
“쥐띠 해에 태어난 사람은 새벽 내내 음식을 찾아다 쌓아놓는 쥐처럼 부지런하고 재산이 많다”는 속설이 말해주듯 금융권이나 재계를 막론하고 성공한 CEO들 가운데는 쥐띠 생들이 적지 않다.
대표적인 쥐띠 CEO 6인의 새해 소망과 포부를 들어봤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개인적으론 가족의 건강을, 국가적으론 경제의 활력회복을 바랐지만, 강조의 포인트는 조금씩 달랐다.
특히 새 정부의 금산분리 완화 방침과 2009년 자본시장 통합,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여파 등으로 급변하는 경영환경을 맞게 된 둔 금융권 CEO들은 변화를 헤쳐나갈 역량을 강조한 반면 기업인들은 내실을 다져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1948년 생인 신상훈 신한 은행장의 새해 목표는 “은행 CEO이자 금융인으로서 세계 유수의 금융기관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훌륭한 금융기관 의 초석을 다지는 것”이다.
신 행장은 이를 위해 새해 경영 포인트를 지속성장을 위한 ‘스마트 경영’에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금 조달과 자본이 제약받는 상황에서 자원배분 및 영업방식의 효율성을 추구, 최대한의 성과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그는 새 정부에 대해 “산업자본에 의한 은행의 지배는 은행을 사금고화로 전락시킬 가능성이 높은 만큼 앞으로 은산(금산) 분리 정책이 계속 유지되기를 기대한다”며 “또한 자본시장통합법 외에 은행통합법을 발효해 은행권이 외형적인 성장 뿐만 아니라 질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정책적인 배려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1960년 생인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2009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그 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올해는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한 해”라며 ‘준비경영’을 강조했다.
그는 “신상품 개발, 리스크 관리, 우수인재 확보 등 자통법 시행에 대비해 만전을 기하겠다”며 “또한 그 동안 공들여온 해외사업을 더욱 확충하고 그 결실을 거두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역시 1948년 생으로 지난 해부터 서울보증보험의 사령탑을 맡고 있는 방영민 사장은 ‘미드필더 경영’을 화두로 제시했다.
CEO가 감독으로 군림하기 보다는 선수들과 함께 땀 흘리고 호흡하면서, 공격수가 골을 넣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통해 노사ㆍ세대ㆍ성별간 차별없는 신뢰를 구축, 행복한 직장을 만들겠다는 포부다.
마케팅 역량을 강화하고, 성공적인 해외진출도 이뤄 새 수익원을 창출하겠다는 그는 회사의 중국시장 진출을 위해 개인적으로 중국어를 공부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주요 그룹 총수 가운데 대표적인 1948년 생 쥐띠 경영인인 허창수 GS 회장은 “오페라와 뮤지컬 등의 공연을 가족과 함께 자주 관람을 하는 게 올해의 개인적 목표”라며“국가적인 차원에서는 새 대통령의 경제 살리기 정책이 올바로 전개돼 모든 국민이 살기 좋은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지난 해 바쁜 일정으로 좋아하는 등산을 많이 못했는데, 올해는 국내의 유명한 산 10곳 이상을 등산할 계획이라고 밝힌 허 회장은 “기업인을 천직으로 생각하고 있어 다시 태어나도 CEO를 할 것”이라며 “아직 이루지 못한 일들이 많은 만큼 존경받는 기업이 되도록 더욱 더 경영에 매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960년 쥐띠 생인 정몽진 KCC회장은 새해 소망을 “ ‘새로운 50년을 준비하는 제2의 창업’의 원년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8년은 KCC가 창립 반세기를 넘어 새로운 반세기의 문을 여는 첫 해로서, 건축 자재, 도료 전문 기업에서 명실 상부한 세계적 정밀 화학 기업으로서의 원대한 비전을 실현해가는 기반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개인적으로 일본어를 능통하게 구사할 수 있는 한해가 되도록 하고 싶다는 길병위 (1948년생) 금호폴리켐 사장은 “새 정부가 기업이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자유를 주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밝혔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김용식기자 jawa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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