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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P, 부토 아들·남편 黨공동의장에 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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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P, 부토 아들·남편 黨공동의장에 임명

입력
2008.01.02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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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된 베나지르 부토 전 파키스탄 총리가 이끌던 파키스탄인민당(PPP)의 새 지도자로 부토의 아들인 빌라왈 부토 자르다리(19)와 남편인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51)가 임명됐다.

현지 일간 <더 뉴스> 는 파키스탄 최대 야당인 PPP가 30일 부토의 고향인 파키스탄 신드주(州) 나우데로에서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전했다.

PPP는 “아들 빌라왈에게 당의 지도권을 통째로 넘길 수 없었다”며 둘을 공동의장에 임명한 배경을 설명했다. PPP는 조만간 내달 8일로 예정된 총선 참여 여부도 결정할 예정이다. 부토 전 총리는 역시 총리를 지낸 아버지인 줄피카르 알리 부토로부터 당 지휘권을 넘겨받았기 때문에 부토 가문 3대가 PPP의 당권을 행사하게 됐다.

공동의장에 임명된 이들이 지도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을지는 의심스럽다. 빌라왈은 부토가 유언장에서 후계자로 지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올해 대학(영국 옥스퍼드 대학)에 입학한 19세에 불과하다. 파키스탄에서는 헌법상 25세가 넘어야 의원에 출마할 수 있다.

유명한 폴로 경기 선수 출신인 남편 역시 부토 전 총리 집권 당시 당과 국정운영에 자주 관여했으나 부패혐의로 수감되는 등 국민의 지지를 잃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미 시사주간 뉴스위크는 “남편이 당 운영에 깊이 개입하거나 총리 후보로 나설 경우 당이 내홍에 휩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PPP의 후계자가 일단 결정됐지만 미국이 페르베즈 무샤라프 정권과 협력할 지도자로 이들을 받아들일지는 분명치 않다. 부토의 어린 아들은 물론 부패한 남편 역시 성에 차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부토 가문 이외의 비중 있는 인물을 대안으로 찾아내기도 쉽지 않다는 게 미국의 고민이다.

부토의 라이벌이던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는 부토 사후 범야권에서 유일무이한 영향력을 지닌 인물로 부상했다. 그러나 이슬람 교리에 충실한 보수파로 과거 아프간의 탈레반을 지지한 적도 있어 미국이 그를 ‘부토의 대안’으로 밀기는 쉽지 않다.

미국 입장에서는 핵무기를 안전하게 통제하고, 국경지대에서 ‘테러와의 전쟁’을 계속할 지도자가 최선이다. 따라서 군을 장악하고있는 무샤라프 정부를 인정한 채 ‘민주화의 외피’를 입혀 줄 수 있는 인물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1월 8일 예정된 총선도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여당인 파키스탄무슬림연맹(PML-Q)은 “PPP는 애도 분위기이고 다른 야당들은 총선을 보이콧해 총선의 신뢰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정부가 총선을 3, 4개월 가량 연기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현지 지오 TV는 31일 열리는 파키스탄 선거관리위원회 긴급회의에서 총선을 3월 둘째주로 늦추는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는 PPP가 설정한 40일간 애도기간, 이슬람권에서 싸움이나 전쟁을 금하는 이슬람력의 첫번째달인 무하람_울_마람(Muharram-ul-Haram) 등의 일정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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