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새해를 맞는 일반 서민들의 마음은 어떨까.
제야의 종 타종 직전인 31일 밤 동대문 재래시장을 찾은 상인과 쇼핑객,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한해를 보내는 소감과 새해를 맞는 기대를 들어봤다. 장기 불황의 여파인지 “경제를 살려달라”는 당부가 많았다.
동대문에서 의류상을 하는 박병철(38)씨는 “작년에는 2006년보다 손님이 줄었다”며 “서민들은 아직도 많이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인근에서 액세서리를 팔고 있는 김모씨도 “정부에서 경제를 살리겠다고 말은 많았지만 피부로 느끼는 경제는 얼어 있었다”면서 “대선이 끝난 후에도 돈이 안 풀려 연말연시 대목은 커녕 혼자 자리만 지키고 있다”고 한숨 지었다.
값싼 중국산 제품들은 시장 상인들을 더욱 힘들게 했다. 신발을 판매하는 서모씨는 “요즘 값싼 중국산 신발이 많이 들어오면서 국산 제품을 취급하는 상인들이 더 어려워졌다”며 “재래시장과 국산제품에 대한 관심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올해 출범하는 새 정권에 대한 당부도 쏟아졌다. 구두를 팔고 있다는 이모씨는 “다음 정권은 서민을 진정으로 배려하는 정책이 많아지길 바란다”면서 “특히 세금 좀 줄여주고, 물가를 꼭 안정 시켰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쇼핑을 나왔다는 대학생 이현정(24ㆍ여)씨는 “해마다 높아지는 학비 부담으로 부모님께 매번 죄송하다”며 “대학생을 위한 장학금 제도를 더 확충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쇼핑객 심원희(26ㆍ여)씨는 “월급에서 원천 징수하는 세금도 많은데 기름값 이동통신비 교통비 등 기초 생활비가 너무 많다”고 호소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동대문 시장의 관광가치에 대해서는 높게 평가했다. 태국에서 왔다는 어라핀(40)씨는 “고온다습한 태국과 달리 한국은 4계절이 있어 좋다”며 “특히 동대문시장에서 드라마 ‘대장금’에 나왔던 전통 의류나 장식을 구입할 수 있어 유용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실을 더 다져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중국인 관광객 우정(23)씨는 “볼거리는 많았지만 화장실 같은 시설이나 서비스는 만족스럽지 못했다”며 “관광객들을 더 불러오려면 세세한 부분까지 더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준모기자 moonjm@hk.co.kr심혜이 인턴기자(중앙대 정치외교과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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