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제작소 엮음 / 중앙booksㆍ282쪽ㆍ15,000원
차기 정부의 정책 방향을 설정하고 대통령비서실을 비롯한 새 정부의 인적 구성을 담당하는 곳이 바로 대통령직인수위원회다. 67일 동안 활동하는 인수위는 향후 대통령 임기 시작부터 만료까지를 좌우한다고 평가된다. 67일이 1,827일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문민정부를 시작으로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의 출범을 함께 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수위원들의 생생한 증언과 주목할 만한 국정운영의 원칙을 수록한 책이 출간됐다. 독립 민간 싱크탱크인 희망제작소가 엮은 <인수위 67일이 정권 5년보다 크다> 는 성공하는 정부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한 첫 걸음을 인수위의 출범으로 평가한다. 인수위>
제14대, 15대, 16대 인수위원장을 역임한 정원식, 이종찬, 임채정 위원장을 비롯해 김무성, 정만호, 남재희 등 현직 정치인, 정책 마련에 고심했던 김태동, 이강래, 임혁백 등 교수진, 대통령 비서실장을 역임했던 박관용, 김중권, 문희상 등 역대 인수위원 16인은 이 책에서 5년의 국정운영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67일에 달려있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그 동안의 새로운 정부는 국민들이 기대했던 수준보다 훨씬 준비가 부족한 상황에서 출발했고, 또 청와대를 중심으로 한 조직운영과 국가정책 과제를 선정하고 추진하는 데 있어 혼선이 적지 않았다. 다수의 인수위원들도 전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선이 됐고, 열심히 일했지만 경험부족으로 좌충우돌했다고 한 목소리로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새 정부 운영의 모든 밑그림이 그려지는 상황에서 인수위 구성과 국정과제 검토, 과제를 추진해야 할 적임자들의 선정, 정부조직의 변경, 주요 정책 담당자들의 역할, 그리고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의견 조정 등을 망라한 이 책은 정권교체에 관한 지침서라 할 수 있다.
책은 철저한 왕위 세습제 아래에서 민심을 얻는 현명한 정치로 태평성대를 누렸던 조선왕조의 왕권교체 과정을 통해 정치와 정치가, 정치제도 등에 관한 깊은 통찰을 담았다.
또 브루킹스 연구소 연구위원인 스티브 헤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완벽한 대통령제를 시행하는 미국에서는 “철저한 준비만이 실패를 줄인다”는 인수과정의 교훈을 설명한다.
스티브는 당선 전부터 정권 인수를 철저히 준비한 레이건 시기를 최고의 인수과정으로, 업무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파악하지 못한 클린턴 시기를 최악의 인수과정으로 꼽고 “인수과정이 향후 업적과 연관된다”고 말한다.
책을 엮은 희망제작소는 “60여일이라는 짧은 기간에 인사는 물론 국정 운영의 원칙과 방향도 정해야 하는 중차대한 일을 감당하는 인수위의 알찬 운영이 우리 사회 발전에 중요한 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출판 배경을 설명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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