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당선자는 28일 주요그룹 회장 등 경제인들과의 간담회에서 ‘원활한 의사소통’을 강조했다. 이 당선자는 “오전에 의견을 보내 오면 오후에 보고받을 수 있다”며 “오늘 이후라도 의견이 있으면 바로 보내 달라”고 말했다.
그는 “나에게 직접 연락해도 좋다”고도 했다. 규제 완화, 불법 파업 단속 등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의 요구에 대해서는 “나는 친기업적”이라며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석래 전경련 회장= 우리 국민이 가장 바라는 것은 일자리 창출이다. 이를 위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져 기업투자가 늘어나야 한다. 시장경제원칙을 존중하고 법과 원칙이 지켜지는 사회를 만들면 우리 기업인들은 맘놓고 투자를 하게 될 것이다.
각종 규제를 과감히 정비해 우리 기업이 외국기업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해 달라. 불법 노사분쟁은 투자의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불법 파업에 대해 엄정하게 집행해 달라. 지난 5년 간 경제계와 정부 간 대화가 부족했다. 이날 모임을 계기로 자주 만나 긴밀한 대화를 나눴으면 좋겠다.
이명박 당선자=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적극 협조해 줄 것을 부탁하러 왔다. 기업이 투자를 해야 일자리가 생긴다. 정부는 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일밖에 할 것이 없다. 비즈니스프렌드한(친기업적) 정부를 만들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財- 지난 5년간 재계와 정부 대화부족 이제 자주 만났으면
李- 어떤 정책도 받아들일 자세… 내게 직접 연락해도 좋다
財- 수도권 규제, 외자유치·투자확대 지장… 획기적 정비를
李- 규제완화 완급 필요… 어떻게 하면 투자하겠는지 제시를
그동안 기초질서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불법 노사분규는 기업에 피해를 입혔고 외국기업의 투자를 막았다. 새 정부는 원칙과 법을 지키는 새로운 노사문화를 만들겠다. 나를 친대기업적이라고 한다. 그것을 두려워하지는 않지만 친기업적이라고는 분명히 말할 수 있다. 기업 잘돼야 국가 잘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내가 취임하면 부동산 가격이 올라 위험요소가 될 것이라고 한다. 부동산 정책에 변화가 필요하지만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일은 없을 것이다. 앞으로 급격한 변화보다 시장에 맞춰 융통성 있게 정책을 만들 것이다. 수요 억제에서 공급 확대로 방향 바꾸고 부당한 개발 이익으로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는 것을 막기 위해 개발이익 환수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경제 원리에 어긋나는 정책은 없을 것이다.
인수위 국가경쟁력강화특위를 통해 기업과 정부가 정기적으로 만나 효과적으로 정책에 반영될 수 있는 길을 만들도록 하겠다. 어떤 정책도 받아들일 자세가 돼 있다. 정책을 받는 조직이 있어 복잡한 절차 없이 바로 전달할 수 있다. 오전에 주면 오후에 내가 보고받을 수 있다. 의견 제시할 것이 있으면 오늘 이후에도 달라.
기업인 A(정경련에서 실명을 공개하지 않기로 해 이렇게 표시)= 이 당선자가 당선이 된 것 자체가 투자 분위기를 좋게 하고 있다. 내년도 투자를 당초 계획보다 확대하고 채용규모도 늘릴 것이다. 부가가치가 높은 비즈니스로 포트폴리오를 개편하거나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해 신성장동력을 확충해 나가겠다.
기업인 B= 4대그룹을 포함한 모든 회장들이 몇 년 만에 모였는데 재계가 단합해 경제를 살리는데 앞장서자. 경제활성화의 핵심인 투자 확대는 대기업이 앞장서고, 투자의 성과가 대ㆍ중소기업 모두에게 골고루 가도록 대ㆍ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기업인 C= 불법 파업에 대해 엄정하게 법을 집행해 법치주의를 확립해야 한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제고해야 하며 노사 모두가 반대하고 있는 비정규직법은 이른 시일 내에 개정돼야 한다.
기업인 C= 공장총량제 등 수도권 규제가 외자유치 및 기업의 투자 확대에 지장을 주고 있다. 일본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들은 수도권 규제를 없애는 추세다. 수도권 규제를 획기적으로 정비해 달라.
기업인 D= 자원이 부족한 우리가 고유가와 원자재 가격 급등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해외자원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 경제외교 분야에서 정부의 적극적 지원을 부탁한다.
기업인 E= 경제살리기 방안에 대해 정부와 재계가 대화할 수 있도록 민관합동으로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협조체제를 구축하고 대화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길 바란다.
이 당선자=모든 정부가 규제 완화를 약속했지만 핵심 규제는 풀지 않았다. 나는 진정으로 기업이 원하는 규제를 풀겠다. 지난 10년 간 반시장적, 반기업적 정서로 기업이 편치 않았다. 앞으로 정부가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없다. 다만 규제 완화에 완급이 필요하다. 무엇이 중요한가를 판단해 중요한 것부터 하겠다. 어떻게 하면 기업이 투자를 하겠다는 것인지 제시해 달라. 나에게 직접 연락해도 좋다.
12월 19일 이후 기업인이 권력에 대해 부담이 없는 세상이 됐다. 이제 정경유착이란 단어는 없어지고 협력하는 시대를 맞이했다. 서로 부담 없이 선거를 치렀기 때문에 당당하게 나라 경제를 살릴 수 있다.
중소기업과의 상생도 필요하다. 기업이 더 신경써 주면 좋겠다. 금융에 기관이란 말이 붙어 있어서는 안 되며 수익을 내는 금융산업으로 봐야 한다. 기업은 단순히 돈으로 기여하는 것보다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 진정으로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다. 투자해 일자리를 만드는 분들이 존경받는 세상을 만들겠다.
최영윤 기자 daln6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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