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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의 적'된 무샤라프 사면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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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의 적'된 무샤라프 사면초가

입력
2008.01.02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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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이 비상사태 발동과 총선 연기 여부를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지난달 초 대권을 위협하는 요소를 잠재우기 위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가 재선이 확정된 후 보름 가량이 지난 이달 15일 비상사태를 철회하고 헌정 복귀를 선언했다.

그러나 27일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의 피살로 시작된 전국적 소요사태가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음에 따라 또다시 비상사태를 선포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 몰렸다.

이번 사건의 가장 가능성 높은 배후가 이슬람 급진주의 무장세력인데도 무샤라프에 대한 분노가 표출하는 이유는 내년 1월 8일 열릴 총선에서 여당이 부토가 이끄는 파키스탄인민당(PPP)에 패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던 데다, 파키스탄 군 본부가 있어 가장 치안이 좋은 편인 라발핀디에서 사건이 발생했다는 점 때문이다. 무샤라프가 부토를 제대로 보호하지 않았으며, 군 내부에도 공범이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무샤라프가 국민의 분노를 억누르고 정국 안정을 위해 또다시 비상사태를 선포할 경우 민주주의 일정을 후퇴시킨다는 미국 등 서방의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또 지난달 초만 해도 무샤라프가 대통령과 군 참모총장의 직위를 동시에 지니고 있었으나, 지금은 아시파크 카니야 군 참모총장의 지원을 받아야 하는 처지다.

당장 내년 총선은 예정대로 치러지기 힘들다는 것이 중론이다. 최대 정당인 PPP는 총선이 치러질 경우 부토의 ‘순교’로 대승을 거둘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으나, 사실상 ‘부토당(黨)’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부토가 숨진 지금 대안을 찾기 힘든 형편이다. 따라서 PPP에 차기 지도자를 선출할 시간을 준다는 명목으로 총선을 연기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또 다른 야당 지도자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가 총선 보이콧을 선언한 것도 총선을 연기할 수 있는 좋은 빌미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총선을 계속 미루면 민심 이반은 더욱 심해지고, 극단주의자들의 폭력도 극렬해질 가능성이 있어 이래저래 무샤라프로서는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최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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