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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리더십

입력
2008.01.02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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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내선 단거리 구간만 운항하는 저가항공사. 조종사가 짐도 나르고, 고객서비스도 하는 별난 운영방식. 지난 30년간 한 번도 적자를 내지 않은 우량 기업. 바로 사우스웨스트 항공사다. 덩치는 작아도 시가총액(110억 달러)이 미국 6대 항공사를 합친 금액보다 많다. 노조 가입률은 제일 높다.

창업자 허브 켈러허는 투자자 회의에 록스타 복장으로 나타나고, 직원 연설회장에 오토바이를 타고 등장한다. 종업원은 가장 중요한 고객이며, 회사로부터 존중 받고 사랑 받는 종업원만이 고객을 사랑으로 대한다는 경영철학에서 나온 의도된 행동이다.

▦리더십은 21세기 들어 더욱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분야다. 서점에서 팔리고 있는 리더십 책만도 1,000여 종을 넘는다. 리더십 이론에도 유행이 있다.

과거에는 영웅형 리더십이 각광을 받았지만, 요즘은 수평적 시대상에 어울리는 민주적 리더십이 주목을 받는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사는 최근 떠오르는 ‘서번트(Servantㆍ하인) 리더십’의 사례로 자주 인용된다. 미국 경영컨설턴트 로버트 그린리프가 제안한 서번트 리더십은 조직원들을 주인처럼 섬김으로써 그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이끄는 역할이다.

▦이명박 당선자의 당선 직후 첫 발언은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겠다”는 다짐이었다. 국민이 주인인 민주주의 원칙에서 보면 너무도 당연한 말인데도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그를 못마땅해 하는 사람이라도 이 말에는 얼어붙은 마음이 다소 녹았을지 모른다. 그가 내세우는 ‘섬김의 정치’는 서번트 리더십이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도 ‘섬김’과 ‘일’을 키워드로 삼고 있다고 한다. 고무적인 현상이지만, 정권 초기의 다짐이 정말 실천으로 이어질지 입발림으로 끝날지는 지켜볼 일이다.

▦바깥에서는 지도자의 리더십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강한 소신과 결단력으로 ‘생각하는 나라’ 프랑스를 ‘일하는 나라’로 개조 중이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쇠락한 러시아를 다시 강대국 반열에 올려놓아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다.

이명박 당선자가 선보일 리더십은 어떤 모습일까. 리더십은 구성원의 욕구를 희망과 열정으로 변화시키는 힘이다. 임기 내내 진정 국민을 섬기는 자세로 우리 국민의 무한한 잠재력을 새로운 국운을 여는 에너지로 결집시키는 리더십을 보여주기를 새해 벽두에 기원해 본다.

배정근 논설위원 jkp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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