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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로 본 2007스포츠] ⑨ 핸드볼 편파 판정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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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로 본 2007스포츠] ⑨ 핸드볼 편파 판정 논란

입력
2008.01.02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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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선수의 몸에 스치기만 해도 심판의 호각이 울렸다. 노마크 찬스에서는 어김없이 오버스탭 판정이 내려졌다. 어깨가 부딪히는 순간 2분간 퇴장 명령이 떨어졌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는 할 말을 잃었다. 중계석에 앉은 해설자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고, 코트에는 관중들이 던진 물병이 날아들었다.

지난 9월 일본에서 열린 2008베이징올림픽 남자 핸드볼 예선전에서 벌어진 장면이었다. 이에 앞선 8월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여자 예선전과 똑같은 상황이 반복된 것이다.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본 조일현 대한핸드볼협회장은 즉각 편파 판정 부분을 DVD 자료로 만들 것을 지시했다. 협회 사무국은 남자 예선전 당시 한국-쿠웨이트전 편파 판정 부분을 비디오로 만든 뒤 영문 자막을 첨부한 DVD를 제작해 158개 국제핸드볼연맹(IHF) 회원국에 보냈다.

이 자료는 총 38회에 걸친 부정 판정을 모두 녹화한 것으로 IHF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정형균 상임 부회장과 이재영 전무이사는 IHF 이사회가 열리는 파리로 달려가 쿠웨이트의 아메드 알파하드 알사바 왕자가 회장직을 맡고 있는 아시아핸드볼연맹(AHF)을 압박하는 한편, IHF 이사들을 상대로 재경기 당위성을 설명했다.

또한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차원에서 편파 판정에 대한 진정서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회원국에 보냈다.

자료를 검토한 IOC는 IHF 측에 “이처럼 편파 판정이 계속 일어날 경우 핸드볼을 올림픽 정식종목에서 배제시키겠다”는 압박을 넣기 시작했다. 막대한 오일달러의 지원을 받아오던 IHF로서도 IOC의 이런 압박에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IHF는 지난 18일 프랑스 파리에서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예선을 내년 1월 말 남녀 모두 다시 치르기로 최종 결정했다. 현재 AHF 측과 개최지 및 진행방식에 대해 협의 중인 IHF는 IOC의 감독 아래 조직위원회 구성과 심판 배정 등을 전담하게 된다. 그동안 편파 판정을 조장해 온 AHF는 이번 예선전에 어떠한 관여도 할 수 없다.

세계 스포츠사에 유례가 없는 재경기 결정으로 명예회복의 기회를 갖게 된 한국 남녀 핸드볼 팀. 세계 최고 수준의 실력을 지니고 있는 그들은 연말도 반납한 채 태릉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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