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와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간 29일 회동결과를 놓고 양쪽 주장이 엇갈리는 등 뒷말이 무성하다.
특히 그간 논란이 됐던 공천 시기 문제와 관련, 박 전 대표측은 비공개 면담 과정에서 “두 사람은 공천 시기를 늦추지 않기로 사실상 합의했다”고 밝힌 데 반해 이 당선자측은 “공천과 관련한 얘기는 일절 나오지 않았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박 전 대표측 핵심 관계자는 30일 “30여분간 이어진 비공개 면담 과정에서 박 전 대표가 ‘공천 시기가 늦어져서는 안 된다’며 최근 이 당선자측의 공천 연기 주장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고, 이에 이 당선자가 ‘알았다. 늦추지 않겠다’고 화답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이 당선자의 주호영 대변인은 “직접 당선자에게 여쭤봤다”며 “그런 말씀은 없었다고 하더라”고 부인했다. 이 당선자측 또 다른 관계자도 “이 당선자가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상식적으로 봐도 물리적으로 1월말이나 2월초 공천이 가능 하냐. 지금은 성공적 정권을 만드는 데 힘을 합친 다음에 공천을 해야 한다”며 부정적 입장을 분명히 했다
두 사람만의 비공개 면담 과정에서 나온 말이 서로 엇갈리자 당 안팎에서는 “그럼 두 사람 가운데 한명은 거짓말을 하는 것 아니냐”며 “국어가 안 통하는 사이라는 것밖에 확인한 게 더 되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결국 공천 시기를 두고 불거진 공천 갈등이 두 사람의 만남을 계기로 봉합 되기는커녕 확대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이날 비공개 면담에 앞서 8분여간 가진 두 사람의 공개 간담에서도 공천 문제가 주요 화제였다.
박 전 대표는 “그 동안 정치가 많이 발전했지만 앞으로도 더 많은 관심을 갖고 계속 발전해 나가도록 해 주기를 바란다”면서 “사실 공천 문제나 이런 게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초석이 된다. 거기서부터 삐걱거리면…”이라며 공정 공천을 정면으로 주문했다.
이에 이 당선자는 “내 생각도 똑같다. 국민이 볼 때 이 사람들 ‘밥그릇 챙기기’나 하고 말이지 하는 듯한 인상을 주면 안 된다. 국민이 정치권과 한나라당에 바라는 게 있는 만큼 아주 공정하게 해야 한다”면서 “잘 해야 할 책임이 당 대표에게 있고 우리도 옆에서 그렇게 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4월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공정하고 합리적인 공천 필요성에서 한 목소리를 낸 것 이지만 서로의 강조점은 다른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박 전 대표는 이 당선자측에 오해 받을 행동을 말고 당헌 당규 대로 공정하게 공천하라고 주문한 것이고, 이 당선자는 ‘밥그릇 챙기기’라는 말을 통해 박 전 대표측을 우회적으로 겨냥했다는 것이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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