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감독 노하우 전수… 운동스타 특급대우 동기부여
#사례1. 리투아니아 출신의 요나스 카즐라우스카스(54) 중국 농구대표팀 감독은 벌써 중국 사람이 다 됐다. 중국의 산해진미를 음미하는 동시에 만리장성과 자금성 같은 유적지는 둘러본 지 오래다. 시간이 나면 다른 농구팀 감독들과 낚시를 가는 망중한까지 즐기며 8월 개막하는 베이징올림픽을 기다리고 있다.
#사례2. 중국의 탁구스타 왕리친(29)의 취미는 드라이브다. 값비싼 독일의 자동차 ‘아우디’를 몰고 다니는 그는 중국 내에서도 손꼽히는 부유층이 됐다. 99년부터 시작된 중국 프로탁구 슈퍼리그는 왕리친과 같은 탁구 영웅들에게 부와 명예를 한꺼번에 가져다줬다.
#사례3. 98년 당시 15세의 류시앙(24)은 높이뛰기에서 촉망 받는 유망주였다. 그러나 꿈나무 집중 육성책에 따른 적성검사에서 ‘장래성이 없다’는 결과가 나오자 류시앙은 과감히 종목을 허들로 바꿨다. 류시앙은 2001년 13초32를 기록해 연령별 세계최고기록을 갈아치웠다.
‘스포츠 차이나(Sports China)’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90년대 이후 탄력 받기 시작한 중국의 경제력과 마찬가지로 중국의 스포츠 파워는 급상승하고 있다. 13억이 넘는 풍부한 인적 자원에 국가 주도의 엘리트 스포츠 정책이 합해진 중국은 이미 올림픽 4연패를 한 미국의 아성을 넘보기에 모자람이 없다는 평가다.
중국은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해외 선진 스포츠의 노하우를 흡수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중화’의 자존심을 접고 해외 우수 지도자 영입을 주저하지 않았다. 현재 중국 올림픽대표팀에서 ‘외인 사령탑’이 장악하고 있는 종목은 축구, 농구, 하키, 조정, 카누, 펜싱, 핸드볼,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등이다. 전체 28개 참가 종목의 절반에 육박할 정도. 중국 특유의 배타적인 텃새 문화로 일컬어지는 ‘관시(關係)’도 이들 외국인 지도자들 앞에서는 큰 장애가 되지 않는다.
스포츠 스타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매우 우호적이다. 상하이의 스포츠지인 <티위르빠오(體育日報)> 의 주예 기자는 “육상의 류시앙이나 탁구의 왕리친과 같은 열손가락 안에 드는 스포츠 선수들은 큰 도시에 저택을 갖고 있고 BMW, 페라리 등 외제 승용차를 몰고 다닌다”면서 “특히 올림픽 메달리스트에 대한 사회적 존경과 우대는 최고 수준이다”고 전했다. 티위르빠오(體育日報)>
중국은 올림픽 정상을 꿈꾸며 일찌감치 ‘1등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가장 대표적인 정부 차원의 지원책이 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수의 메달이 걸린 육상과 수영 종목을 집중 육성하는 ‘119 공정(工程)’이다. 육상과 수영, 조정을 합해 총 119개의 금메달이 걸린 기초 종목에 집중적인 투자를 해서 인재를 키워내겠다는 이 전략은 베이징올림픽에서 결실을 맺을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은 육상과 수영을 비롯한 기초 종목의 유망주들에게 연간 연간 3억원 이상을 투입해 제2, 제3의 류시앙 만들기에 총력을 쏟고 있다.
김기범기자 kiki@hk.co.kr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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