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의 첫 해가 떠오른다. 한 해의 가장 특별한 일출이다. 오늘도 떠오르고 내일도 떠오를 태양이건만 매년 1월 1일에 뜨는 해에는 특별함이 있다. 새로운 시작이라는 모든 이들의 희망과 설렘을 안고 떠오르는 태양이기 때문이다.
■ 동해의 일출 명소, 숨은 포인트
곧 떠오를 새해 새 태양을 보기 위해 많은 이들이 일출 여행을 준비한다. 벌써부터 동해안 곳곳 해맞이 명소에서는 방 구하기 전쟁이 벌어졌다고 한다. 굳이 인파에 시달리며 수많은 사람들과 같은 해를 바라보고 싶다면야 말리진 않겠지만, 차분하게 신년 일출을 맞이하길 원하는 이들에게는 일출 명승지 인근의 한적한 포구나 해안 언덕을 추천한다.
동해안 일출 명소 중 가장 많은 이들이 몰리는 곳이 정동진이다. 사람들은 정동진의 태양을 봐야만 새해 일출을 본 것인 양 무작정 정동진으로 향한다. 드라마 ‘모래시계’가 방영돼 유명세를 타기 전, 고즈넉했던 정동진의 아름다움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바다 가까운 열차역과 장쾌한 파도 등은 여전히 아름답지만 기괴한 모양으로 들어선 모텔과 카페 등 난개발에 얼굴이 찌푸려질 수 있다.
바로 옆 심곡항은 붐비지 않고 아늑하게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금진으로 이어지는 헌화로는 파도 친 바닷물이 차창을 두들기는 환상의 해안드라이브 길이다. 좀 더 밑으로 내려와 옥계해수욕장도 정동진이나 경포대 등에 비해 여유있게 일출을 맞을 수 있는 곳이다.
강원 동해의 추암해수욕장에도 일출객이 몰려든다. 유명한 촛대바위 위로 떠오르는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촛대바위를 볼 수 있는 곳이 비좁아 많은 이들이 헛걸음하기 일쑤다. 대신 인근 증산해수욕장이나 삼척해수욕장, 삼척 새천년해안도로에서의 해맞이를 권한다.
바다에서 솟는 일출 말고 아름다운 갯바위를 그 중간 배경으로 삼고 싶다면 삼척 해신당공원이나 인근의 갈남항, 장호항 등이 추천할 만하다.
울산의 간절곶은 뭍에서는 새해 일출이 가장 먼저 시작되는 곳이다. 포항 호미곶이 가장 동쪽이지만 남쪽으로 한참 기울어 떠오르는 겨울의 일출이라 간절곶이 1월 1일에는 더 먼저 해를 맞는다. 제일 처음 맞는 해맞이 명성에 갈수록 인파가 몰려드는 곳이다. 차선책을 원한다면 울산 방어진 인근의 울기등대를 권한다.
간절곶보다 단 1초 늦게 해가 떠오른다. 울기등대는 1906년 처음 불을 밝힌 100년이 넘은 등대.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바로 옆에 좀더 큰 새 등대가 대신 붉을 밝힌다. 등대 아래의 대왕암은 신라 문무대왕의 왕비가 용이 돼 울산 앞바다로 내려왔다는 전설을 품고 있는 곳이다.
산에서 맞는 해돋이는 바다와는 다른 느낌이다. 너른 산자락과 운해를 뚫고 솟아오르는 햇덩이에서 장엄함이 느껴진다. 태백산 일출의 의미는 태백의 신성함에서 찾는다. 하늘을 모시는 천제단에서 맞는 태양이라서 그런지 그 각별함에 해맞이 산행객들이 몰려든다. 인근의 함백산은 태백시에서 산의 9부 능선까지 가는 찻길이 놓여져 있어 수월하게 정상에 오를 수 있다.
경북 영양의 일월산은 신령스러워 접신(接神)의 땅이라 부르는 곳. 경북지역에서 가장 높아 주위의 산들을 발 아래로 내려다 본다. 운이 좋아 날씨가 맑으면 산자락 너머로 동해가 보여, 산꼭대기에서 바다와 산능선 위로 솟는 태양을 함께 맞을 수 있다.
■ 서해에서 해넘이, 해맞이를 함께
들쭉날쭉한 리아스식 해안 덕에, 서해에서도 해가 뜨는 것을 볼 수 있다. 한 해의 끝과 시작을 함께 볼 수 있으니 하룻밤 떠나는 신년 해맞이 장소로는 딱이다. 섬이나 남해안의 바닷가에선 일몰과 일출을 함께 보는 게 쉬운 일이지만, 서해안의 뭍이라면 단 3곳 정도에서 가능하다.
충남 당진군 석문면 왜목마을이 대표적이다. 장고항을 배경으로 붉은 햇덩이가 솟아오른다. 일몰을 보기 위해서는 도비도나 방조제, 장고항 쪽으로 조금 나와야 한다.
충남 서천군 마량포구에서는 비인만에서 솟는 태양을 볼 수 있다. 바다로 뻗은 방파제 끝이 일출 포인트. 동백정에서 보는 일몰도 압권이다. 동백나무 숲을 등에 지고 솔숲을 오른쪽에 낀 채 정면으로 떨어지는 해가 장관이다.
전남 무안의 해제면 도리포에서는 함평만을 붉게 물들이고 떠오르는 태양을 볼 수 있다. 도리포의 일몰 포인트는 도리포 가기 직전의 홀통. 도리포에서 바라본 함평만의 반대쪽, 돌머리해수욕장도 일몰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이다.
■ 곤돌라 타고 스키장 산정에서 해맞이
산에 올라 맞는 해가 장엄하기는 하지만, 오르는 수고로움 때문에 주저한다면 쉽게 오를 수 있는 산을 소개한다. 곤돌라가 대신 등산을 해주는 스키장의 산들이다. 스키리조트들은 1월 1일 만큼은 새벽부터 곤돌라를 운행, 산정의 일출 감상을 돕는다.
용평리조트가 들어선 발왕산의 높이는 1,458m. 그 정상에 곤돌라가 서는 드래곤피크가 있다. 이곳에선 1일 오전 5시30분부터 새해를 맞는 ‘헬로 2008’ 행사가 진행된다. 산자락을 뚫고 올라온 해돋이 감상과 함께 예쁜 소원카드에 한해의 소망과 기원을 적어 드래곤피크 내에 설치된 트리와 창가에 걸어두는 ‘소원카드 이벤트’도 함께 진행된다.
참가비는 일반 2만3,000원, 시즌권 소지자는 1만5,000원. 왕복 관광곤돌라 탑승권과 떡국, 커피 또는 코코아, 소원카드가 포함된 금액이다. 발왕산 정상의 눈꽃터널 트레킹의 행복은 보너스다. 1588-0009
하이원스키장을 품은 백운산의 높이는 1,345m. 스키장 꼭대기인 마운틴탑에서 오전 7시부터 ‘웰컴 2008’ 신년행사가 열린다. 소망풍선 날리기, 패러글라이딩 쇼, 희망의 연날리기 등의 볼거리와 함께 2008인분의 떡국을 무료로 제공하는 사랑의 떡국 행사도 진행된다. 마운틴 곤돌라는 오전6시부터 1시간 30분 동안 무료 운영된다. 1588-7789
무주리조트는 국립공원 덕유산을 끼고 있다. 곤돌라에서 내리면 덕유산 정상(1,614m)인 향적봉까지 가볍게 걸어 20분 안에 도착한다. 덕유산은 눈꽃으로 아름다운 곳이다. 구상나무 주목에 핀 화려한 눈꽃이 일출 산행의 수고로움을 잊게 한다. 리조트는 1일 새벽 6시부터 해돋이 곤도라를 운영한다. (063)322-9000
현대성우의 새해 아침은 슬로프 정상에서 소원 빌기로 시작된다. 해발 896m의 술이봉 정상에 서면 시원하게 펼쳐진 스키장 전경은 물론 백두대간 줄기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정상 휴게소까지 연결된 곤돌라를 오전 6시30분부터 운행한다. (033)340-3000
휘닉스파크의 정상 몽블랑은 해발 1,050m. 오전 7~8시 곤돌라가 무료 운영된다. 곤돌라 탑승장에서 나눠주는 풍선에 소원을 적어 하늘로 띄워보내는 소원성취 풍선날리기 행사도 열린다. 1577-0069
■ 놀이공원에서의 새해맞이
에버랜드의 신년맞이는 31일 밤부터 시작된다. 새해가 열리는 0시, 밤하늘에 2,008발의 불꽃이 쏘아올려지는 ‘아 2007, 웰컴 2008’ 축제가 열린다. 불꽃이 터지기 전에는 모든 관람객이 함께 참여하는 ‘카운트다운 쇼’가 장미원에서 진행된다.
31일 오후 6, 9시에는 퓨전 타악그룹 ‘KaTA’와 록그룹 ‘럼 피쉬’가 그랜드 스테이지에서 라이브 콘서트를 열고, 10시30분에는 문라이트 퍼레이드가 빛의 행렬을 선사한다. 31일은 새벽 1시까지 연장 영업한다. (031)320-5000
롯데월드의 연말연시 축제는 ‘카운트다운 2008’. 31일 밤 10시 새해를 맞는 특별 행사로 마술쇼, 비보이 댄스, 어린이 동요합창단의 뮤지컬 퍼포먼스 등으로 구성된 버라이어티쇼가 열린다.
자정이 가까워지면 고객들에게 나눠준 야광팔찌에 불을 밝히고 아쉬운 송년가를 부르며 한 해를 정리하고, 제야의 종소리와 함께 합창으로 카운트다운을 외치며 새해를 맞는다. 자정이 되면 어드벤처 안에서 화려한 불꽃축제가 펼쳐진다. 0시 30분까지 영업이 연장된다. (02)411-2000
새해 첫날 서울랜드의 정문 지역에서는 익살스러운 쥐돌이 캐릭터들이 관람객의 새해 복을 빌어주고, 세계의광장에서는 풍물놀이패 ‘광풍련’ 초청 공연이 펼쳐진다. 줄다리기 박터뜨리기 윷놀이 등 다채로운 고객 참여 이벤트와 민속놀이 체험장이 곳곳에 마련된다, 1일부터 2월 10일까지 쥐띠 입장객들에게 자유이용권을 50% 할인 판매한다. (02)509-6000
이성원 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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