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관계를 한 단계 끌어 올리는 3박 4일간의 방중에 나섰던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일본 총리는 ‘야구외교’ 이벤트와 공자 묘 방문 등으로 양국의 밀월 관계를 과시하면서 방중을 결산했다.
후쿠다 총리와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29일 오전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 내 체육관에서 5분간 함께 야구 연습을 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빨간색 모자와 흰색 야구복 차림의 후쿠다 총리와 일본 리쓰메이칸(立命館) 대학 야구부 유니폼을 입은 원 총리는 중국청년야구단 선수들과 함께 공을 주고받고 배팅을 하면서 호흡을 맞췄다. 이날 연습은 인민대회당에서 총리회담을 하다가 후쿠다 총리가 야구시합을 제안하고, 야구광인 원 총리가 화답하면서 이뤄졌다.
원 총리는 4월 방일 중 리츠메이칸 대학 야구부와 함께 야구연습을 하면서 중일 수교 35년을 기념하는 등번호 35번의 야구복을 선물로 받았다. 중국 언론은 야구외교 장면을 대대적으로 전하며 이번 이벤트가 베이징 올림픽 성공 기원을 위해 마련됐다고 전했다.
후쿠다 총리는 이어 톈진(天津) 빈하이(濱海) 신구의 도요타자동차 공장과 빈하이신구 발전 상황을 시찰한 뒤 30일 산둥(山東)성 취푸(曲阜)시 공자 묘역을 찾았다. 후쿠다 총리는 공자 묘에서 “유가는 일본 문화에 깊은 영향을 미쳤고 공자의 논어는 일본에서 꾸준히 읽히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측은 “공자의 묘는 양국 문화의 공통적인 자양분”이라며 방문 배경을 설명했다.
후쿠다 총리는 방중 일정을 마치며 “이번 방문을 통해 양국이 협력하면 개별적인 힘보다 훨씬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사카바 미쓰오(坂場三男) 일본 외무성 대변인은 “일본은 이번 일중 총리회담에 아주 만족하며 성과도 많았다”고 말했다.
외신들은 중일 양국이 동중국해 문제 등 주요 현안에서 획기적인 돌파구를 마련하지는 못했으나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내년 방일, 경제 교류 강화 합의 등을 통해 밀월관계의 초석을 깔았다는 평가를 내렸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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