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영업 중인 성인오락실에서 화재가 발생해 5명이 숨졌다. 불이 나서 꺼지기까지는 단 10분에 불과했으나 밀실구조에 안전시설도 없어 피해가 커졌다.
26일 오후 5시20분께 경기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5층짜리 상가건물 3층 성인오락실에서 불이 나 이모(26)씨 등 손님 5명이 숨지고 김모(20)씨 등 2명이 부상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부상자 중 박모(27ㆍ여)씨는 중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불이 난 성인오락실은 PC방 간판을 달고 25일부터 영업에 나섰으며, 단속을 피하기 위해 철재 출입문에 자물쇠 장치를 용접하는 과정에서 불티가 튀어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불은 내부 115㎡를 태워 3,000여만원의 재산피해를 낸 뒤 출동한 소방대원들에 의해 10여분 만에 진화됐으나 오락실 구석에서 게임을 즐기던 5명은 유독가스를 미처 피하지 못하고 모두 숨졌다.
안산소방서 관계자는 “용접을 하다가 출입문 복도에 쌓인 쓰레기에 불티가 옮겨 붙은 뒤 목재와 스티로폼으로 된 천장과 벽, 오락기가 타면서 유독가스가 심하게 발생했다”면서 “문쪽에서 불이 갑자기 번지면서 미처 빠져 나오지 못한 사람들은 유독가스를 피하기 위해 안쪽으로 모였다가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한 소방관은 “비상구와 환풍기도 없는데다 내부자재도 방염 처리된 것을 쓰지 않아 순식간에 불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 오락실이 불법시설이라 소방안전점검을 받지 않았고, 밀실구조에다 조명도 어두워 피해가 컸던 것으로 보고 것으로 보고 용접공 이모(47)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 중이다. 종업원은 소화기로 불을 끄려다 함께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불이 나자 이 건물 3∼5층의 모텔과 노래방 등에 있던 50여명이 긴급 대피했으며 일부는 출동한 119구조대에 의해 구조됐다.
사망자는 ▦이병철(26ㆍ안산시 원곡동) ▦박정하(29ㆍ안산시 원곡동) ▦유만재(47ㆍ안산시 고잔동) ▦조우성(28ㆍ광주 방림동) ▦40대 남자 등이다.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