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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희 오리온스 감독 '꼴찌 부진' 자진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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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희 오리온스 감독 '꼴찌 부진' 자진 사퇴…

입력
2007.12.26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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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데 걸린 시간은 7년이나 됐지만 머문 시간은 7개월밖에 안 됐다. 7년 만에 프로팀 사령탑에 복귀했던 ‘슛도사’ 이충희(48) 대구 오리온스 감독이 7개월 만에 자진 사퇴했다.

오리온스는 26일 “이충희 감독이 오늘 오전 구단에 자진 사퇴의사를 전해옴에 따라 사표가 수리됐다. 남은 시즌 김상식 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아 팀을 이끌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2000년 창원 LG 감독을 끝으로 프로무대를 떠났던 이 감독은 고려대 동국대 감독 등을 거친 뒤 박광호 최명룡 김진 감독에 이어 지난 5월14일 제4대 오리온스 사령탑에 취임했다. 조건은 계약기간 3년에 연봉 3억원.

성적부진에 강한 압박

이 감독은 LG에서 3시즌동안 97~98 시즌 정규리그 2위를 비롯해 통산 74승68패(승률 0.521)의 알찬 성적을 올렸다. 하지만 올 시즌 오리온스 지휘봉을 잡은 뒤로는 4승22패(승률 0.154)로 줄곧 꼴찌에서 허덕였다. 11연패를 비롯해 숱한 연패에 이 감독은 늘 어깨가 처져 있었고, 표정은 어두웠다.

최근 6시즌 연속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의 쾌거를 이뤘던 오리온스가 올 시즌 몰락한 것은 김승현의 부상 공백이 가장 큰 이유다. 팀 전력의 ‘절반’이라는 김승현은 개막 직후 허리를 다쳤으며, 잘해야 정규시즌 막판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감독은 ‘잇몸’으로 버텨보려 안간힘을 썼지만 한계가 있었다. ‘명가’ 오리온스는 1승 제물, 동네북으로 몰락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농구의 간판

송도고-고려대를 거친 이 감독은 실업 현대전자에서 11년간 활약했다. 입단 첫 해이던 81년부터 6년 연속 득점왕, 3차례 연속 최우수선수(MVP)를 거머쥐며 한국농구를 평정했다. 92년 대만리그에 진출한 이 감독은 95년 홍궈의 플레잉 코치를 거쳐 감독까지 지낸 뒤 97년 LG의 창단 감독으로 국내무대에 복귀했다.

올 시즌은 김상식 대행체제

남은 시즌 오리온스는 김상식 코치가 이끌게 된다. 김 감독대행은 지난해에도 안양 KT&G에서 도중하차한 김동광 감독에 이어 대행을 맡은 적이 있다. 김 대행은 26일 오후 선수단과 미팅을 갖고 “감독님께서 안타깝게 되셨지만 흔들리지 말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오리온스 김백호 사무국장은 “새 감독 선임 문제는 올 시즌 후로 미뤄야 할 것 같다. 일단 김상식 감독대행 체제로 올 시즌을 보낸 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새 감독 선임문제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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