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물리Ⅱ 11번 복수정답 인정에 따라 등급이 오른 수험생 중 수시 2학기 추가 합격자는 극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한국물리학회의 문제 제기로 촉발된 복수정답 인정 파동은 정시모집을 포함한 대입 전형에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등 서울 주요 사립대들에 따르면 수시 2학기 불합격자 중 복수정답 인정으로 물리Ⅱ의 등급이 오른 수험생을 대상으로 재사정한 결과 추가 합격자가 전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세대는 이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등급 상향 조정에 따라 물리Ⅱ의 등급이 오른 106명의 수시 불합격 수험생을 재사정했지만 합격기준을 넘어선 수험생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이재용 연세대 입학처장은 “재사정 대상 106명 중 극소수의 합격자가 있을 거라는 예상과 달리 합격자가 전무했다”고 말했다.
85명을 재사정한 고려대도 수시 추가합격자가 없었다. 박유성 고려대 입학처장은 “최저학력기준을 통과한 뒤 최종 합격 사정에 오른 수험생이 1명에 불과했으나 그마저도 불합격했다”며 “물리Ⅱ 등급 상향 조정의 영향은 크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강대, 경희대, 한양대, 중앙대도 추가 합격자가 전무하다고 밝혔다. 서강대는 2명, 경희대는 66명, 한양대는 92명, 중앙대는 8명을 각각 재사정했다. 이화여대와 한국외국어대는 재사정 대상 수험생이 아예 없어 추가 합격자가 나오지 않았다. 성균관대도 재사정을 진행 중이다.
등급 상향 조정에도 불구, 수시 추가 합격률이 극도로 낮은 것은 물리Ⅱ의 대입 전형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차경준 한양대 입학처장은 “물리Ⅱ는 과학탐구 영역 4개 선택과목 중 하나에 불과하다”며 “내신이나 다른 영역점수가 낮은 수험생은 물리Ⅱ 등급이 올라도 추가 합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주요대의 수시 추가 합격자 수가 극히 적을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정시모집 전형에서도 물리Ⅱ 등급 상향 조정에 따른 영향은 미풍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물리Ⅱ 등급 상향 조정은 과탐 네 과목을 필수 전형대상으로 삼는 소수 대학에만 일부 영향을 준다”며 “정시모집 전형에서도 물리Ⅱ 등급 상향 조정에 따른 파장은 극히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물리Ⅱ를 택하지 않은 자연계 수험생의 항의는 이날도 계속됐다. 수험생들은 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 등에 “교육당국이 물리Ⅱ를 선택한 수험생에게만 일방적 혜택을 주고 있다” “반드시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등의 항의성 글을 게재하며 분통을 터트렸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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