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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진 기자의 디지털 세상읽기] 올해 국산 온라인 게임 왜 참패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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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진 기자의 디지털 세상읽기] 올해 국산 온라인 게임 왜 참패했나

입력
2007.12.25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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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게임업계의 최고 화제는 국산 온라인 게임의 참패입니다. 온라인 게임 종주국을 자처하던 우리는 올해 들어 미국 블리자드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중국 완미시공의 ‘완미세계’ 등 외국산 온라인게임에게 안방을 내주었습니다.

게임 순위조사업체인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외산 게임들이 정상을 차지할 동안 국산 온라인 게임의 대표주자였던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는 5위권, 드래곤플라이의 ‘스페셜포스’는 5위권 밖으로 밀려났습니다.

이처럼 국산 온라인 게임이 외산에 밀린 이유는 비슷한 유형의 게임을 계속 답습하면서 영향력 있는 후속작을 내놓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엔씨소프트, 웹젠 등 유명 온라인 게임개발사들은 수십 억원에서 100억원 대의 엄청난 개발비를 쏟아 부었지만 이용자들에게 큰 반향을 얻지 못했습니다.

여기에 국산 온라인 게임 견제라는 외풍도 한 몫 했습니다. 실제로 일본 중국 등 해외에서는 국산 온라인 게임을 끊임없이 견제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올해 9월 일본에서 열린 도쿄게임쇼 취재차 방문한 도쿄에서 본 아침 뉴스를 지금도 또렷이 기억합니다. 당시 9월21일 NHK 아침 뉴스는 한국의 온라인 게임 열기가 과열됐다는 보도를 5분 이상 보도했습니다.

NHK는 e스포츠 스타들을 광적으로 응원하는 소녀들의 모습과 게임방에서 라면을 먹으며 게임하는 모습, 게임 도중 사망한 사람 소식을 전하는 국내 뉴스 장면 등을 내보내며 한국의 온라인 게임에 대해 부정적으로 묘사했습니다.

반면 일본이 종주국인 가정용 게임기에 대한 부정적 보도는 전혀 없었습니다. 가정용 게임기 또한 온라인 게임기 못 지 않게 중독성이 강하며 닌텐도 게임기의 광과민성 발작 등 부작용은 전세계적으로 유명합니다.

그런데도 굳이 온라인 게임의 부작용을 강조한 것은 경계해야 할 대목입니다. 실제로 당시 일본에서는 국산 온라인 게임업체들의 현지 진출이 활발했고, 일부 업체는 현지 증시 상장을 추진 중이었습니다.

이런 외국의 견제와 외국 업체들의 잇단 국내시장 진출로 국산 온라인 게임은 한해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종주국이라는 자만심에 갇혀 너무 오래 안주한 것이 아닌지 걱정스럽습니다. 내년에는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빛나는 국산 온라인 게임들이 쏟아져 나와 종주국의 명예를 지키길 기대해 봅니다.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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