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경영자(CEO)형 총장, 토목건축 총장, 춤추는 총장….'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으로 임명된 이경숙 숙명여대 총장은 별명만 봐도 그가 왜 이명박 당선자의 낙점을 받았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실천과 실용을 강조하는 이 총장의 스타일을 감안하면 그는 '여자 이명박'이라고 불릴 만하다.
이 총장은 1994년 숙대 총장에 선출된 이후 무려 14년 간 4차례 연임하며 자리를 지켜 왔다. 95년 '제2의 창학' 선언과 동시에 학교발전기금 1,000억원 모금을 공약, 개교 100주년이었던 지난해 결국 달성했다. 같은 기간 교사와 학생 수는 각각 두 배로 늘어났고, 학교 부지도 두 배, 건물의 건평은 세 배로 늘었다. 새로 세워진 건물만 21개에 달한다. 이 총장이 CEO형 총장, 토목건축 총장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외형적 성과 외에 리더십 측면에서도 이 총장은 기업 CEO와 유사하다. 12개 대학원에 원장이 단 2명일 정도로 행정 시스템의 효율성을 중시한다. 결재라인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조직도 팀제로 운영했다. 교직원에게 서비스 마인드를 갖출 것을 요구하는 동시에 민원인을 위한 '원스톱 서비스'를 갖췄다. 학생 부모님을 초청하는 사은제와 성년의 날 기념식 때 직접 무대에 올라 최신 유행 춤을 추는 것도 실천을 중시하는 이 총장이었기에 가능했다.
이 총장은 경기여고 졸업반이었던 61년 숙대가 개최한 전국 고교생 학력 경시대회에서 1등을 한 인연으로 정치외교학과에 수석 입학했다. 국내 여성으로는 세 번째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미국에서 받았고 76년 귀국해 31년을 숙대에서 보냈다.
80년 신군부의 통치 준비기구였던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입법위원을 지낸 것은 이 총장 경력에서 오점으로 남아 있다. 이 총장은 이후 민정당 비례대표로 11대 국회에서 의정 활동을 했고 국민의 정부 시절이었던 98년에는 통일고문회의 고문, 제2건국구민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이 총장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이 당선자와 같은 소망교회를 다니고 있다. 이 당선자는 장로, 이 총장은 권사를 맡고 있다. 또 이 총장은 이 당선자와 마찬가지로 6ㆍ3동지회 회원인데, 이 당선자가 고대 상대 학생회장일 당시 이 총장은 숙명여대 학생회장이었다.
최영윤 기자 daln6p@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