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이명박 당선자의 공약 이행을 위한 예산 4,000억원 가량을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키로 했다. 이 당선자가 24일 강재섭 대표를 만나 “후보 시절 내놓았던 공약과 관련된 예산이 있으면 잘 챙겨 주시라”고 당부한 데 따른 것이다. 한나라당은 대신 남북협력기금을 1,500억원 정도 삭감하고 2단계 균형발전 예산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당 예산결산특위 박종근 위원장은 25일 “이 당선자의 공약 가운데 정부와 합의하면 즉각 반영될 수 있는 부분을 골라 4,000억원 정도의 증액을 정부 쪽에 제안해 놓았다”고 말했다.
이 당선자 측은 당 예산결산특위에 ▦중소기업 R&D(연구ㆍ개발) 지원 2,000억원 추가 ▦신에너지 연구개발 투자 1,000억원 추가 ▦재래시장 주차장 건립비 280억원 추가 ▦대학입학 사정관제 198억원 원안 유지 ▦문화소외계층 박물관 등 무료관람 50억원 추가 ▦문화예술공제인회 100억원 추가 ▦88고속도로 예산 200억원 추가 등 총 3,828억원의 증액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위원장은 “계수조정 과정에서 4,000억원을 줄이고 늘리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면서 “정부안대로 가면 재정적자가 크기 때문에 감액할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남북협력기금도 (정부안처럼) 그렇게 많이 가져갈 필요가 없기 때문에 감액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원복 당 예산결산특위 간사는 “남북협력기금을 1,500억원 정도 줄이는 쪽으로 합의가 돼가고 있으며, 추가 협의를 통해 삭감폭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남북협력기금 출연금은 올해보다 50%(2,500억원) 늘어난 7,500억원 선이었다. 한나라당은 이밖에도 정부안 가운데 고등교육 확충, 2단계 균형발전, 사회서비스일자리 등 분야에서의 예산 삭감을 주장하고 있다.
정부와 여야는 예산안에 대한 협의를 조만간 마치고 최종안을 28일께 본회의에 상정할 예정이다. 최종안은 당초 정부가 제출한 257조3,000억원보다 1조~1조5,000억원 정도 줄어든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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