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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들은 앙코르를 좋아해"/ 한번 더! 끝모를 권력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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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들은 앙코르를 좋아해"/ 한번 더! 끝모를 권력욕

입력
2007.12.25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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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바뀌어도 지구촌 곳곳의 내로라 하는 장수 독재자들은 여전히 건재하다.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 평의회의장을 비롯해 장기 집권으로 명성이 높은 세계의 독재자들이 선거라는 요식 절차를 거치거나 체제 강화를 통해 권력을 더욱 공고하게 다져 놓았기 때문이다. 이들이 장기 집권 명분으로 내세우는 것은 한결같이 ‘국민을 위하여’이지만 극소수를 제외하면 명분과는 한참 거리가 있다.

이슬람 카리모프(69)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은 23일 야당 지도자들의 등록을 사실상 봉쇄한 가운데 치러진 신임 대통령 선거에서 압승을 거둬 중앙아시아 최장수 독재자라는 기록을 유지했다. 집권 18년째인 그는 독재 체제에 우려를 표시하는 미국 등 서방 세계에 맞서 미 공군 기지를 폐쇄하는 등 고립의 길을 걸어왔다. 이 때문에 석유와 금 등 자원이 풍부한 나라면서도 인구 2,700만여명 중 3분의 1이 빈곤선 아래에서 허덕이고 있다.

아프리카에서는 로버트 무가베(83) 짐바브웨 대통령이 이달초 집권당의 대선 후보로 옹립되면서 향후 5년간 더 권좌를 지킬 수 있게 됐다. 집권 27년째인 그는 프랑스를 상대로 독립 투쟁을 전개해 한때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기도 했지만 1990년대 들어 주요 경제 기반이던 백인 농장주들을 추방하면서 경제 파탄을 자초했다.

연 1만 퍼센트가 넘는 살인적인 인플레에도 아랑곳 않고 그는 “100세까지 대통령직을 유지할 수 있다”며 권력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집권 47년째로 세계 최장수 독재자인 쿠바의 카스트로(81) 의장은 최근 정계 은퇴를 암시하는 발언을 했으나 권력 이양의 징후는 포착되지 않고 있다. 세계 최강국 미국의 앞마당에서 숱한 군사적 위협과 암살 시도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권력을 유지해온 그가 내부 붕괴로 무너질 가능성은 없다는 게 중론이다. 새해에는 친동생이자 공식 후계자인 라울 카스트로 국방장관에게 권력 이양이 이뤄질 지에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마르 알 바쉬르(63) 수단 대통령은 반군 거점 지역인 다르푸르 지역에서 교전을 벌여 수만명을 희생시켰다는 이유로 올해 초 미국의 시사주간지 퍼레이드에 의해 세계 최악의 독재자로 선정됐다. 그는 1989년 집권 이후 수단의 이슬람 국가화를 추진해 경제파탄에 이르게 하고 반군의 세력 확산을 불러왔다. 그렇지만 최근 고유가를 기반으로 경제 재건에 나서 두 자리수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무아마르 가다피(65) 리비아 국가원수는 38년간의 집권 기간에 대수로 사업 등으로 리비아를 1인당 국내총생산(GDP) 58위의 국가로 올려 놓아 그나마 경제 기반은 다진 독재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확고한 권력을 바탕으로 최근 미국과의 관계를 정상화하고 오일 머니를 기반으로 400억 달러의 국부 펀드를 조성하는 등 경제 재건의 고삐를 더욱 죄고 있다.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67) 카자흐스탄 대통령도 석유, 가스 등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두 자리수의 경제 성장을 이끌어내고 있다. 1989년 구 소련 연방 시절 공산당 제1서기로 집권한 그는 “카자흐스탄식 민주주의가 필요하다”며 야당 설립을 봉쇄하고 자신의 딸을 제1야당 총재로 내세우는 등 경제업적을 ‘독재 합리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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