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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가전 돌풍' 여성 CEO 2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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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가전 돌풍' 여성 CEO 2인

입력
2007.12.25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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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의 ‘생활 아이디어’에서 탄생한 스팀청소기와 음식물 처리기. 각각의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는 한경희(43) 한경희생활과학 대표와 이희자(53) 루펜리 대표는 올해 누구보다 바쁜 한 해를 보냈다.

더욱이 이들은 음식물처리기 시장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게 돼 눈길을 끌고 있다.

◆ ‘가족 경영’의 한경희 대표

한 대표는 “올해는 한경희생활과학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 해”라고 말했다. 스팀청소기를 만드는 한경희생활과학은 최근 새로운 영역에 뛰어들었다.

이 달 초 홈에스테틱기 ‘스팀테라피’를 내놓았고, 앞서 10월에는 10만원대 음식물처리기 ‘미니’로 선발업체 루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스팀청소기로 쓴 성공신화를 이어갈 후속타다.

무릎 꿇고 걸레질하는 것이 힘들어 스팀청소기를 개발했다는 한 대표. 그가 지금까지 판매한 스팀청소기는 500만대에 이른다.

그는 “불모지나 다름없던 스팀청소기가 이제는 가정에서 두 집 건너 한 집은 갖고 있는 필수가전이 됐다”고 말했다. 해마다 20% 넘는 성장세를 이어가 이제는 연간 매출액 1,000억원 규모로 커졌다.

한 대표는 평범한 전업주부는 아니었다. 이화여대 불문과를 졸업한 그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근무하다가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경영학석사(MBA)를 마치고 공무원(교육부) 생활을 했다.

그의 경영방침은 ‘가족적인 회사’를 만드는 것. “후임 사장은 여자가 됐으면 한다”는 한 대표는 “직원들이 회사에 100% 충성하기를 바란다면, 회사도 직원들이 가정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한다.

한 대표는 “삶의 질을 높이는 생활가전은 무엇이든 다룰 수 있다”며 “무엇을 하든 업계 1위가 되겠다”고 밝혔다. 주 타깃도 주부에 한정하지 않고 모든 여성으로 넓혔다.

한 대표는 “스팀청소기가 앞으로는 지금 같은 폭발적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워 신규 사업과 미국 등 해외 진출 확대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루펜과의 경쟁을 통해 가정용 음식물처리기의 보급을 이끌고, ‘스팀테라피’를 교두보로 이ㆍ미용시장 공략에도 나설 방침이다.

◆ ‘모성 경영’의 이희자 대표

음식물 처리기가 일반 가정의 주방에 입성한 건 반년밖에 되지 않는다. 이 대표는 2002년 이후 아파트 빌트인으로만 대량 납품해온 음식물처리기 ‘루펜’의 가정용 시장 개척에 나섰다.

기능을 단순화해 조작이 간편하고 가격을 10만원대로 낮춘 가정용 음식물처리기를 올해 7월 TV홈쇼핑에 선보였다.

이 대표는 여러면에서 스팀청소기 시장을 개척한 한경희 대표와 비교되곤 한다.

살림하는 주부의 고충을 사업 아이디어로 발전시켜 성공한 주부 최고경영자(CEO)라는 점, 또 TV홈쇼핑과 주부들 입소문을 발판 삼아 대기업도 생각하지 못한 신규 생활가전 시장을 열었다는 점에서 닮아있다.

전업주부였던 그는 1997년 환경관련 사업을 하던 남편 회사가 부도를 맞은 뒤 돈을 벌어 빚을 갚기 위해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 대표는 “주부들만큼 경제활동을 많이 하는 계층이 어디 있느냐”며 “실제 물건을 많이 사봤고 그래서 어떤 물건이 선호되는지를 가장 잘 안다”고 말한다.

그가 제품 경쟁력에 있어서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디자인이다. 그는 “대학에서 응용미술을 전공했기 때문인지 물건을 구입할 때도 디자인을 많이 따지는 편”이라며 “루펜의 도어 디자인에도 아이디어를 짜냈다”고 밝혔다.

루펜은 세계 3대 디자인상의 하나인 레드닷어워드에서 컨셉트디자인부문, 여성발명경진대회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등 올해 각종 상도 휩쓸었다.

이 대표는 “직원을 감싸 안고 칭찬을 많이 하는 CEO”라며 ‘모성경영’을 강조했다. 루펜리는 음식물쓰레기를 연료로 전환하는 사업도 도전할 계획이다. 그는 “전세계 모든 주부들이 음식물처리기 ‘루펜’을 쓰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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