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대통합민주신당의 새 얼굴로 부상하고 있다. 내년 2월 전당대회를 통해 대선패배 후유증을 수습하고, 4월 총선을 치를 당의 중심으로서 ‘손학규 역할론’이 퍼지고 있는 것.
손 전 지사의 부상은 18대 총선에서 호남지역을 제외하고는 전멸할지 모른다는 신당 내부의 냉정한 현실인식에서 출발한다. 참여정부 실정에서 자유로운 정치리더는 당내에서 손 전 지사 외엔 없고, 구 열린우리당의 주홍글씨가 없는 세력이 향후 민주개혁진영의 재편과정을 주도해야 한다는 논리인 것이다.
이를 주도하는 쪽은 송영길 임종석 우상호 최재성 의원 등 주로 손 전 지사를 선호 또는 지지했던 386 초ㆍ재선들이다. 대선패배에 역시 책임이 있는 범여권의 차세대들이 손 전 지사를 통해 재기를 모색하는 셈이다. 이들은 당내 경선 때 정동영 전 의장이 손 전 지사를 꺾고 대선까지 치른 이상 이번엔 정 전 의장이 손 전 지사를 밀어줘야 한다는 ‘정동영 양보론’을 내세워 여론몰이 중이다.
송영길 의원은 “정 전 의장이 확실하게 책임을 지는 것은 그 그룹(정동영계)이 전부 2선 후퇴해, 새로운 얼굴로 당을 끌고 나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재성 의원도 “정 전 의장이 정계은퇴는 아니더라도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고향에서 ‘큰 꿈’을 얘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병호 한광원 최재천 강성종 서혜석 홍창선 등 서울 수도권, 충청권 초선의원 18명도 25일 성명을 통해 “당ㆍ청ㆍ정, 그리고 국회에서 중요 핵심 역할을 했던 분들의 2선 후퇴를 통한 새로운 일신이 필요하다”면서 “ 필요하다면 당의 해산까지도 포함하는 전면적인 쇄신과 재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손 전 지사가 민주개혁진영의 적자가 아니란 점에서 2004년 탄핵정국에서 수렁에 빠진 한나라당을 살린 박근혜 전 대표만큼 역할을 해낼지 미지수란 의견도 적지않다.
결국 손 전 지사가 신당의 얼굴로 나서는 데는 당내 최대 계파를 이끌고 있는 정 전 의장의 선택에 달려있다는 시각이 많다. 정 전 의장측은 현재 전당대회 문제에 대해 소속 의원 함구령을 내릴 만큼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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