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선 창 밖으로 보이는 지구의 모습이 가짜인 것을 알면서도, 나도 모르게 탄성을 터뜨렸습니다. 실제로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고 기대됩니다.”
3월부터 러시아 가가린우주센터에서 훈련중인 한국 최초의 우주인 고산(31·사진)씨가 예비 우주인 이소연(29)씨와 함께 과학실험임무 수행차 일시 귀국했다. 고씨는 24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승무원과 함께 소유즈와 똑 같이 발사해 궤도에 진입하는 시뮬레이터 탑승 훈련을 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넉달여 앞둔 우주여행에 대한 기대감을 표현했다.
그는 “우주정거장 내에서는 장비가 돌아가는 소리가 매우 크고, 귀마개도 있지만 거의 착용하지 않는다고 들었다. 또 2, 3일 정도 우주 멀미에 시달린다고 한다. 그러나 과학임무를 위해서는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강해야 하고 이를 위해 하루 2시간씩 운동하고 있다”며 우주여행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의 귀국은 우주여행 전 마지막 국내 훈련을 위한 것이다.
고씨는 과학실험 중 “우주에서 결정을 생산하는 것이나, 무릎연골세포를 배양해 무중력 상태에서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알아보는 실험이 특히 흥미로우며 초등학생과 함께 하는 교육실험은 어린이들에게 꿈을 주는 것이어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주 실험을 위해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장비를 개발한 것부터가 커다란 경험 축적이자 성과”라고 덧붙였다.
그는 1년 가까운 긴 훈련과정에 대해 “우리처럼 과학 임무를 하는 우주인이나 엔지니어 등 역할에 따라 훈련기간이 다르지만 1년 이상 심지어 2, 3년이 필요하기도 하다”며 “우주인으로서의 역량을 유지할 수 있도록 교육기회가 계속 주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고씨는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진행되는 우주인사업의 모든 것이 앞으로 유인우주사업의 방향을 잡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두 사람은 우주에서 수행할 실험과 똑 같은 장비로 실험한 뒤 내년 1월 12일 미국으로 출국, 존슨우주센터에서 국제우주정거장 미국 모듈 교육을 받고 러시아로 돌아간다. 이후 숲이나 늪에 착륙할 경우를 대비한 생존훈련을 거쳐 내년 4월 8일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발사장에서 소유즈를 타고 국제우주정거장에 탑승한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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