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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라운지] 프로야구 전문코치 1호 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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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라운지] 프로야구 전문코치 1호 LG

입력
2007.12.24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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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인생의 ‘시한부’였다. 하염없이 기다리고 기다렸지만 점점 가까워져가는 종착역은 예견됐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진한 감동은 추억으로 간직하겠노라고 다짐한 그가 새로운 야구인생에 도전한다.

LG의 전문코치 육성 시스템 1호로 발탁돼 10개월 간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코치 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서용빈(36)을 지난 20일 서울 압구정동의 한식집에서 만났다. 연수 실적 보고 준비와 연말 각종 모임, 행사 참여로 눈코 뜰새 없다는 그는 약간 살이 빠진 듯했지만 여전히 수려한 외모에 자신감 넘치는 어투로 미래의 청사진을 그렸다.

후회는 있지만 미련은 없다

94년 4월8일 LG와 태평양의 개막전. 경기 후반 주전 1루수 김선진이 교체된 타석에 그해 신인 2차지명 41순위로 LG에 입단한 서용빈이 들어섰다. 데뷔 첫 타석에서 안타를 친 서용빈은 ‘자율야구’의 창시자 이광환 감독의 중용 아래 주전으로 발탁됐다.

타율 3할1푼8리를 친 서용빈은 팀 우승을 이끌었고, 골든글러브까지 차지했다. “신데렐라니 무명 신화니 하는데 사실 운이 좋았죠. 그런데 저 대학 때도 야구 못하지 않았어요.”

데뷔 이후 쉼없이 돌아가던 서용빈의 야구 시계는 98년 이후 멈췄다. 병역비리에 연루됐고, 2003년에는 그것을 책임지러 2년 간 떠났다. 2005년 복귀해 재기를 노렸지만 회복이 더딘 사이 출전 기회는 점점 줄어들었다.

“신인 때는 하루에 4, 5시간 자고 훈련만 했어요. 억울하고 답답한 때도 있었지만 내가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 주장 완장을 찼던 지난해를 끝으로 정든 야구와 이별한 데 이어 지난 1월에는 탤런트인 아내 유혜정씨와의 결별 사실이 알려지며 세간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야구도 별로 못했는데 팬들의 관심이 워낙 많은 것 같았다”며 지난날을 돌이켰지만 “새로운 도전이 있기에 미련은 없다”고 했다.

도전과 창조를 즐기는 쾌남

서용빈의 꿈은 일본 진출이었다. “자유계약선수(FA)가 된 이후든 언젠가는 꼭 일본에 가고 싶었어요.” 비록 그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지난 13년 간의 현역 생활에서 배우지 못한 것을 10개월 만에 찾아 돌아왔다.

오전 6시30분에 일어나 선수단 훈련부터 경기까지 지켜본 뒤 밤 늦게 숙소로 돌아왔다. 하루종일 야구와 일본어 공부에만 매달렸다. “선진 야구를 접한 것도 그렇지만 험난하게 앞만 보고 달려 온 야구 인생을 돌이켜볼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죠.”

서용빈은 패션의 선구자다. 서용빈은 94년 골든글러브 시상식 때 턱시도를 입고 나타나 시선을 끌었다. 당시만 해도 패션에 큰 관심이 없던 야구선수들의 복장은 천편일률적인 더블 버튼 재킷이었다.

지금은 일반화된 고글도 서용빈이 맨 먼저 시도했다. 이런 감각을 살려 내년에는 후배들의 ‘코디네이터’가 되고 싶어 한다. “마케팅이나 장비 쪽에 관심이 많아요. 프로 선수라면 예쁘게 보이는 것도 팬서비스라고 생각합니다.”

LG는 지난해 은퇴한 서용빈을 대상으로 8개 구단 최초로 전문 코치 육성 시스템을 도입했다. 프랜차이즈 선수에 대해 체계적인 지도자 수업을 쌓도록 적극 지원한다는 취지다.

내년 2월부터는 프런트 순환 근무를 경험한다. “선수와 구단이 함께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갈 수 있는 지도자가 되고 싶습니다.” 서용빈은 인터뷰 내내 제2의 야구인생에 대한 강한 열망과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제는 ‘시한부’가 아닌 코치, 그리고 감독을 바라보는 부푼 꿈이다.

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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