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북한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부상이 연말이 시한인 모든 핵 프로그램 신고 대상에 우라늄 농축프로그램(UEP) 관련 내용을 포함시키지 않을 뜻을 시사했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김 부상은 평양을 방문한 중국 수석대표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에게 “모든 핵 프로그램의 완전한 신고를 연내에 마칠 용의가 있다”면서도 UEP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적절한 시기가 오면 설명할 방침이라고만 밝혔다는 것이다.
2차 북핵 위기 사태의 핵심 요인이 우라늄 농축에 관한 의혹이었음을 감안할 때 보도가 사실이라면 중대한 문제다. 북한이 미국 조사단에 제공한 고강도 알루미늄관에서 농축우라늄 흔적이 발견됐다는 보도까지 나와 의혹을 한층 고조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고강도 알루미늄관은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의 핵심 소재로, 북한은 러시아 등으로부터 150톤 이상을 수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도 핵 프로그램 신고에 우라늄 농축 관련 내용을 포함시키지 않는다면 북한에 대한 불신만 더 키울 게 분명하다.
북한이나 미국의 관련 당국이 자세한 내용을 공식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북한을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성급하다. 하지만 콘돌리사 라이스 미 국무장관 등이 이 문제에 강한 우려를 표시하면서 연말까지 ‘철저하고 정확한 신고’를 거듭 강조하는 것을 보면 돌아가는 사정이 그리 간단하지 않은 것 같다.
북한의 진정한 의도가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미국 등을 상대로 또 다시 위험한 게임을 벌일 생각은 하지 않았으면 한다. 북한이 진정으로 핵을 포기하고 체제안전을 보장 받으면서 정상국가로 거듭날 의지가 있다면 지금보다 더 좋은 조건은 없다.
북한은 그 동안 일관되게 부인해온 우라늄 농축계획을 시인할 경우 불어 닥칠 파장을 우려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일본과의 국교 정상화를 위해 일본인 납치사실을 시인했다가 오히려 관계가 더 나빠진 경험이 있다. 그러나 우라늄 농축 문제를 빼놓고 앞으로 더 나갈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북한은 진실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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