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외국인 선수 선발방식이 드래프트제로 바뀌면서 국내 선수들의 활약이 눈에 띄고 있다. 예년에 비해 외국인 선수들의 기량이 떨어지면서 토종들의 설 자리가 늘어난 것이다.
내년 1월이면 ‘거인’ 하승진이 프로농구(KBL) 드래프트에 참가한다. 또 귀화 선수인 김민수(경희대)와 윤호영(중앙대)도 내년부터는 KBL 무대를 누비게 된다. 이들이 서장훈 김주성과 맞대결을 펼친다는 사실만으로 팬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할 것이다.
KBL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외국인 선수의 신장제한 규정을 폐지했다. 하승진을 보유하지 못한 구단들을 위한 배려 차원이다. 이와 함께 2009~10시즌부터는 각 구단이 용병 2명을 보유하되 1명만 전쿼터에 출전 시킬 수 있도록 했다. 토종 센터들에게 기회가 주어지는 셈이다.
최근 각 팀은 장신자를 적절히 활용하고 있다. 오리온스 주태수, KT&G 김태완 윤영필 이현호 김일두, 전자랜드 한정원, 모비스 함지훈 등은 올 시즌 출전시간이 크게 늘었다. 특히 외국인 선수가 1명밖에 뛸 수 없는 2, 3쿼터에서 이들의 활약은 대단하다.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에릭 산드린(모비스)이 ‘용병’ 자격으로 KBL에 진출해 화제다. 지난 주 산드린은 한국에 귀화한 친동생 이동준(오리온스)과 맞대결을 펼쳐 흥미를 끌었다. 두 선수 모두 높이와 힘을 갖췄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흥행 카드로 손색이 없다.
하지만 냉정하게 평가하면 산드린은 용병으로는 기량이 떨어진다. 미국으로 돌아가더라도 하부리그에서 전전해야 할 것 같다. 그럴 바에야 동생처럼 한국으로 귀화할 것을 권유하고 싶다. 용병이 아닌 한국 선수로 하승진 김민수와 당당하게 겨뤘으면 한다.
산드린의 귀화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다고 아주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KBL과 대한농구협회(KBA)가 대승적인 차원에서 힘을 모은다면 얼마든지 충분하다고 본다. 국제무대와 프로리그의 경쟁력을 위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전 SKㆍ기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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