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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총선 '탁신黨' 승리… 정국 회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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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총선 '탁신黨' 승리… 정국 회오리

입력
2007.12.23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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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실시된 태국 총선에서 지난해 군부 쿠데타로 축출된 탁신 치나왓(57) 전 총리 계열의 ‘국민의 힘’(PPP)이 승리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PPP가 과반 확보에는 실패해 정국 주도권을 두고 태국이 극심한 혼란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이날 투표가 80% 개표된 상황에서 탁신 계열 PPP가 모두 480개 하원 의석(지역구 400석) 중 절반에 조금 못 미친 230석을 차지했다고 태국 선관위 관계자가 밝혔다. 반면 반 탁신 계열의 민주당은 161석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마크 순다라베즈(72) PPP 당수는 이날 “과반에는 조금 못 미쳤지만 PPP의 인기를 반영한 결과”라며 “다른 정당과 연합해 차기 정부를 구성, 내가 총리가 될 것이 확실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탁신 전 총리가 축하 전화를 걸어왔다”며 “정부가 구성되는 대로 수개월내에 귀국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PPP가 연립정부를 구성하게 되면 탁신 전 총리도 망명생활을 청산하고 귀국, 정치적으로 부활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PPP가 총선 승리에도 불구,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함에 따라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탁신의 복귀를 경계하는 군부와 과도정부의 개입 등으로 민주당 중심의 연정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그러나 이 경우 다수 의석을 차지한 PPP의 입김과 연정의 결속력 부족 탓에 2년 이상 연정이 계속되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PPP가 연립정부 구성에 성공하더라도 반 탁신 세력이 또 다시 거리로 뛰쳐나올 가능성이 커 어떤 경우라도 친-반 탁신 세력 간의 갈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번 선거의 핵심 쟁점은 민생 경제와 탁신의 복귀 여부였다. 사마크 순다라베즈 PPP 당수는 탁신의 복귀를 공약으로 내걸고, 과거 탁신 정부 시절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무료 의료와 교육, 저금리 대출 등 분배 정책을 다시 도입할 것을 약속했다. PPP는 탁신이 창당한 ‘타이 락 타이’(TRT)당이 선거부정을 이유로 5월 헌법재판소로부터 정당 해체 명령을 받은 뒤 탁신 계열의 정치인들이 세운 신당이다.

이에 반해 아비스트 베자지바(43) 민주당 당수는 이튼, 옥스포드를 졸업한 청렴한 지식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중산층과 엘리트의 지지를 받았다. 외신들은 빈곤한 북동부 지역은 탁신의 귀국을 바라지만 수도 방콕을 포함해 중산층들이 많은 남부에서는 이를 반대했다고 전했다.

영국 BBC 방송은 군부가 탁신의 재집권을 공공연히 반대해 온 것이 사실이지만, 탁신이 귀국을 강행하더라도 군부가 선거 후 2차 쿠데타를 일으킬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정치 분석가들은 차라리 선관위가 선거 부정 등을 구실로 PPP 당선자들 일부를 떨어뜨릴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고 있다. 탐마삿 대학의 솜자이 파가파스비밧 정치학 교수는 현 정국의 "시계(視界)가 제로 상태"라며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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