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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이볜 "유엔가입 국민투표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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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이볜 "유엔가입 국민투표 강행"

입력
2007.12.23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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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이 대만의 유엔가입 국민투표를 ‘도발적’인 행위라고 강력 비난한 콘돌리사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발언에 극렬 반발하고 나서는 등 양국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라이스 장관은 21일 기자회견에서 “대만이라는 국호로 유엔에 가입하고자 국민의 뜻을 물으려는 대만 정부의 태도는 도발적인 행위이며 대만 국민에게 어떠한 실익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대만에 대한 미국의 발언 수위가 한 단계 높아진 것으로 향후 추가조치가 뒤따를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워싱턴 소식통들은 “미국이 대만내정에 간섭한다는 인상을 주는 부작용을 감수하고라도 국민투표를 막겠다는 미 행정부의 강한 의지를 함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천 총통은 요지부동이다. 천 총통은 즉각 “국민투표 추진은 국민의 뜻을 존중하기 위한 정책으로 결코 도발적인 정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만은 결코 중국의 일부 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기필코 내년 3월 22일 총통 선거와 동시에 국민투표를 강행하겠다는 뜻이다.

미국은 이런 반응을 충분히 예상하고있다. 9월 천 총통이 미국의 만류를 뿌리친 채 유엔에 가입 신청서를 제출한 뒤 국민투표안을 제기하자 미국은 토머스 크리스텐슨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를 통해 “이제는 천 총통이 아닌 대만 국민에게 직접 호소하겠다”며 천 총통 고립 의사를 밝히기까지 했다.

미국은 천 총통의 국민투표안 추진을 천 총통과 민진당이 내년 1월 입법원 선거와 3월 총통선거에서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국내용 정책’으로 간주한다. 따라서 라이스 장관의 발언의 지향점도 대만 국내의 여론을 겨냥하고 있다.

라이스 장관의 발언 직후 야당인 국민당의 마잉주(馬英九) 총통 후보는 “이번 사태가 한계점에 다다른 듯하다”고 천 총통에 공세를 취하며 맞장구를 쳤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라이스 장관의 발언에 감사를 표한다면서 미국과 중국이 대만 독립 행보를 막기 위해 공동보조를 취해나갈 것을 희망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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