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대 대통령 이명박 당선, 10년 만의 정권 교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12월 19일 역대 대선 사상 최대 표차로 17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 당선자는 총 1,149만2,389표(48.7%)를 얻어 2위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를 531만여표 차로 이겼다.
이로써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당선 이후 10년 만에 정권이 한나라당으로 다시 넘어갔다. 이 당선자는 대선 기간 내내 지지율 1위를 달렸으나 막판 BBK 의혹 등으로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국민들의 정권 교체 및 경제살리기에 대한 열망은 결국 이 당선자를 선택했다. 대선 투표율은 63%에 그쳐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 제2차 남북 정상회담 평양서 개최
남북의 두 정상이 7년 만에 평양에서 만났다. 당초 8월말로 예정됐던 회담은 북측의 수해로 10월 2~4일 열렸다.
노무현 대통령은 군사분계선(MDL)을 걸어서 넘은 후 육로로 방북 했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평양 시내 광장에서 노 대통령을 맞았다.
두 정상은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조성 ▦안변ㆍ남포 조선협력단지 건설 ▦한반도종전선언 위한 3, 4자 정상회담 추진 ▦경의선 철도 도로 개ㆍ보수 ▦문산_봉동 경의선 화물수송 ▦백두산관광 실시 ▦총리회담 개최 등 풍성한 성과를 담은 10ㆍ4정상선언을 발표했다.
■ 태안 앞바다 기름 유출… 자원봉사의 힘
12월7일 인천대교 공사 작업을 마치고 경남 거제로 가던 해상크레인이 예인선과 연결된와이어가 끊어지면서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홍콩 선적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호와 충돌했다.
사고로 원유 1만900톤이 유출, 태안과 서산의 어장 5,159ha, 해변 167km가오염됐다. 하지만 사고 2주째인 지난달 20일까지 15만4,000여명의 자원봉사자와 주민 등 30만명이 기름제거에 나서‘태안의 기적’을 만들어 가고 있다.
정부의 미숙한 사고 대응과 부풀려진 국가방제능력이 도마에 올랐다.
■ 아프가니스탄서 23명 피랍 '불면의 여름'
7월19일아프가니스탄 가즈니주에서 경기 분당 샘물교회 목사등봉사단원 23명 이무장단체 탈레반에 피랍됐다.
정부는 노무현 대통령이 미 CNN 등을 통해 인질 석방을 촉구하는 긴급 메시지를 발표하고, 대통령 특사와 국정원장까지 현지에 파견했으나 인질석방 협상 과정 도중 배형규(42) 목사와 심성민(29)씨가 무참히 살해됐다.
피랍 42일만인 8월28일 나머지 인질 21명이 모두 석방됐으나 한국 개신교의 무분별한 해외 선교 방식을 놓고 한동안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 김용철… 김경준… 삼성·BBK '쌍끌이 특검'
11월16일 BBK 주가조작 사건의 주범 김경준(41)씨가 국내로 송환되면서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BBK 연루 의혹은 정점으로 치달았다.
검찰이 이 당선자를 무혐의 처리했지만 여진은 계속됐고 급기야 특별검사제 도입이 결정됐다. 이로써 김용철 변호사가 폭로한 삼성 비자금 사건에 대한 특검과 함께‘쌍끌이 특검’이 새해 정권 교체기를 강타할 전망이다.
삼성 특검은 수사대상에 경영권 승계는 물론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축하금까지포함, 참여정부의 단죄 여부도 관심사다.
■ 진보·보수세력 갈등 속 한미 FTA 타결
우리 사회를 진보와 보수세력의 충돌로 이끌었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협상 출범 14개월만인 4월 2일 극적으로 타결됐다.
거대 경제권과의 첫 FTA 결실이었다. 이를 계기로 군사ㆍ외교 동맹에 머물렀던 한미 관계는 경제동맹이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양국 모두 정치적 상황에 밀려 아직 비준 절차를 마치지 못한 미완의 상태다. 한미 FTA는 양국이 국회 통과 등 국내 절차를 종료했음을 확인한 날부터 60일 이후 또는 별도로 합의한 날짜에 발효한다.
■ 신정아·변양균 스캔들… 잇단 가짜학위 파문
7월 초 불거진‘미술계의 신데렐라’ 신정아(35·여) 전 동국대 교수의 가짜학위 파문은 김옥랑·윤석화씨 등 또다른 문화예술계 유명 인사들의 학력위조까지 무더기로 폭로되는 계기가 됐다.
특히 신씨 사건은 미 캔자스대 학·석사와 예일대 박사학위 위조뿐만 아니라 변양균(58)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비호 의혹까지 겹치면서‘권력형 스캔들’로 확대돼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신씨와 변씨는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10월 말 구속 기소돼 현재재판이 진행 중이다.
■ 60여년 만에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합의
한미 국방장관은 현재 한미연합사령관이 갖고 있는 전시작전통제권을 2012년4월17일 한국군에 넘기기로 2월에 합의했다.
이로써 한국전쟁때미국에 넘긴 군사작전권을 60여년만에 되찾아 군사주권을 회복하게 됐다. 한미군사동맹도 대등한 협력관계로 바뀔 전환점을 마련했다.
향후 한미연합사령부는 해체돼 2011년께 창설될 한국 합동군사령부가전작권을 넘겨받게 된다. 이에 앞서 합동군사령부는 과거 연합사가 지휘한 한미연합훈련을주도하게 되며, 전시에는 주한미군사령부와 기능별로 협조 체계를 갖춘다.
■ 김승연 한화 회장 보복폭행… 특권의식 경종
김승연(55) 한화그룹 회장은 3월8일아들을 때린 술집 종업원들을 찾아 직접 폭행,‘ 사적 복수극’의 주인공이 됐다.
한 달 뒤 경찰이 내사에 착수하자 김 회장 측은 이를 무마하기 위한 전방위 로비를 했고, 그 결과 수사팀이 교체되는 등 경찰 고위층의 은폐 시도가드러났다.
빗나간‘부정’(父情)에서 촉발된 이 사건은 재벌의 특권의식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됐다. 또 최근에는 최초 수사 담당자를 겨냥한 경찰청의‘보복성 표적수사’ 논란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 주식형펀드 열풍… 주가 2000시대 열어
7월 25일 종합주가지수가 2,004.22로 마감돼 주가 2,000 시대를 열었다. 1980년 100으로 출발, 89년 1,000을 돌파한 뒤 17년 만이다.
세계적인 증시 호황 덕도 봤지만, 비로소 우리 증시가 고질적인 저평가 시각에서 벗어나 한단계 성장했음을 알리는 사건이었다.
펀드로 대표되는 간접투자 바람은 증시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주식형펀드 규모는 올해에만 150%(67조원) 가까이 늘어 재테크 문화를 ‘저축’에서 ‘투자’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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