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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회 한국출판문화상/ 특별상 - 이기웅 파주출판문화산업단지 사업조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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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회 한국출판문화상/ 특별상 - 이기웅 파주출판문화산업단지 사업조합 이사장

입력
2007.12.23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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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우물을 파온 고집장이 출판인’

제 48회 한국출판문화상 특별상 수상자로 결정된 이기웅(67 사진) 파주출판문화산업단지 사업조합 이사장(열화당 대표)에 대한 평가다.

1966년 일지사 편집장으로 출판계에 뛰어든 그는 71년 열화당을 설립한 뒤 동서양의 다양한 미술과 한국의 전통문화에 관한 책들을 장인정신으로 만들어내는 한국의 대표적인 미술출판사로 키웠다. 상업적 요구에 굴하지 않고 수준 높은 미술책에 관심을 쏟은 그의 열정이 결과적으로 90년대 말 이후 불어 닥친 미술교양서적 출판붐의 자양분이 된 셈이다.

그에게 70년대가 자신의 출판사를 미술출판사로 일구는 데 열정을 바친 시기라면, 80년대는 출판계 전반의 공익사업에 팔을 걷고 나선 시기다. 87년에는 지난해 특별상 수상자인 이중한 한국문화복지협의회회장과 함께 <출판저널> 을 만들어 6년간 편집장으로 일하며 국내외 지식의 지형도를 그릴 수 있는 도서정보지로 만들어 냈고 대한출판문화협회 부회장, 한국출판연구소 이사 등 주요 출판단체의 실무자로서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에게 출판계의 숙원이던 출판도시 건설추진이라는 중책이 맡겨진 것은 우리 출판계의 행운이라고 출판계에서는 입을 모은다. 출판계의 협동사업에 대한 제안은 광복 후부터 꾸준히 있어왔지만 말들만 무성했을 뿐, 추진력이 없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말은 적지만 고집이 강한 그가 이 일에 나섰기 때문이다.

건설추진단계인 89년에는 한국출판문화산업단지 건설추진위원장, 본격 조성단계인 99년부터는 파주출판문화정보산업단지 사업조합 이사장을 맡으며 출판도시 건설을 진두지휘한 그는 고집과 원칙주의로 난제를 극복해냈다. 자유로변 48만평 갈대 숲에 출판도시를 세운다는 계획은 관(官)은 물론이고 일을 계획했던 출판계 인사들도 확신할 수 없었던 구상이었지만 그는 차 유리창에 ‘꿈은 이루어진다’는 문구를 붙이고 다니며 난제를 극복했다.

원칙주의는 그를 추동하는 또 하나의 축이다. 파주 아시아 출판문화재단의 한 관계자는 “이사장은 관료들을 상대하면서도 출판도시의 비전을 제시하며 설득했지 이른바 ‘급행료’ 등 탈법적인 방법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며 “출판도시 추진단계나 지금이나 법과 제도에서 벗어나는 일은 절대로 용납하지 않는 분”이라고 전했다.

장명수 한국일보 고문은 “사업이 시작됐을 때만 해도 우리나라 관리들이 그런 허무맹랑한 소리에 넘어간 것이 신기했을 정도였다”며 “꿈꾸는 사람의 힘이란 얼마나 큰 것인지 실감하게 된다”고 말했다.

강희일 다산출판 대표는 “과장이 안되면 국장을, 국장이 안되면 차관을 만나 해결하려는 이 이사장의 고집이 없었으면 20년 만에 이런 출판도시가 만들어졌을지 장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병익 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은 “ 파주 출판도시는 단순히 출판 기업이 모인 장소가 아니라 산업, 유통, 도시미학 등 모든 측면에서 세계적으로 자랑할만한 문화도시”라며 “ 이는 전적으로 출판, 더 나아가 문화에 대한 이 이사장의 높은 안목 덕택”이라고 말했다.

파주출판도시 건설의 공이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며 끝내 인터뷰를 고사한 이 이사장은 “아직도 출판도시에서 할 일은 많이 남았다. 오랫동안 출판계에서 이 일저일 맡아온 것에 대한 상이자 앞으로 더욱 잘하라는 뜻으로 알고 감사히 상을 받겠다”고 말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사진 신상순기자 s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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