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발전소의 안전성이 다시 한번 입증된 게 무엇보다 큰 성과입니다. 지역 주민들의 시민정신과 협조에 감사 드립니다.”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 10년 연장운전에 따른 보상문제를 놓고 주민들과 합의한 한수원 김종신 사장은 23일 기자를 만나 “이번 합의를 계기로 원자력산업의 위상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리 1호기가 수명을 넘겨 운전하게 됐는데 어떤 의미가 있나?
“30년 전 미국의 원전을 들여와 고리 1호기가 우리나라에서 처음 원전 가동을 시작했다. 계속 운전을 하게 됨으로써 매년 경기도 안양시가 2년 정도 사용하는 양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안전성만 확보된다면 폐로하지 않고 계속 운전하는 것이 국가적으로나 기업 입장에서 이익이다.”
-시민들은 원전 노후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나?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미국의 기준을 둘 다 만족시키는지 18개월 동안 철저히 검증했다. 7,8월에는 IAEA 전문가들을 직접 불러 검증을 받았고, 권고사항은 모두 보완토록 조치했다. 증기발생기와 같은 핵심 부품은 아예 새 것으로 교체했다. 112개 기준에서 단 한 개 항목이라도 충족하지 못하면 과학기술부로부터 계속운전 허가를 받지 못했다.”
-고리원전 주변지역 주민들과 어렵게 합의했다. 앞으로 어떤 보상과 지원을 해주나.
“10년 전 고리사업본부장을 지내면서 지역 주민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원자력발전소 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에 따라 고리 1호기가 앞으로 10년 운전을 할 경우 440억원의 지원금이 지역에 주어지는데, 여기에 50억원 정도의 추가 지원금이 주어질 것이다. 계속운전과 관계 없이 다양한 상생프로그램도 추진할 것이다.”
-원전의 수명을 넘겨 계속 운전하는 게 세계적 추세인가?
“그렇다. 미국의 경우 운영허가 갱신을 통해 운전기간을 기존 40년에서 60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허가하며 현재 운영중인 104기 중 48기에 연장 허가를 받았다. 일본은 처음 30년 허가를 내준 뒤 주기적 안전성 평가를 통해 60년까지 운전을 허용한다.
56기 중 13기가 30년 이상 운전중이다. 원전 1기를 건설하는 데에 10년의 시간과 2조5,000억원의 비용이 들기 때문에 가능하면 계속 운전하는 추세다. 폐로할 경우 경제적, 환경적 피해도 고려해야 한다.”
-이런 추세라면 국내에서 원전 비중이 계속 높아진다고 볼 수 있나?
“장기적으로는 신재생에너지, 수소에너지, 핵융합에너지 등이 상용화 하겠지만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 때까지는 원전이 화석연료로 인한 대기오염을 억제하고, 경제적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대안이 될 것이다.
지난 한해동안 화력발전소로만 우리가 쓰는 전기를 모두 생산했다면 온실가스 배출량이 17%(1억톤)나 늘었을 것이다. 원전의 비중이 다소 높아질 가능성이 있으나 이러한 결정에도 국민적 동의가 필요하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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