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당선자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으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인사들은 대개 “당선자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지 못했다. 나는 아니다”라고 손사래를 쳤다. 이들은 23일 전화통화에서 “나보다 훌륭한 사람이 많다”는 식으로 말을 아끼며 인수위원장 발탁 가능성을 부인했고, 일부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 당선자가 내세운 ‘선진화’ 이론의 주창자인 박세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이 당선자 측으로부터) 제안조차 받지 않았다”며 “인수위원장직은 내가 해내기에는 버거운 자리로 내가 감당할 만한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나에게는 우리나라가 나아갈 방향이 무엇인지 제시하고 연구하는 활동이 우선”이라며 “대선을 치르면서 정책 등을 만든 훌륭한 사람들이 (이 당선자) 주위에 많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어“평상시에 당선자와 의사소통이 잘 돼 당선자의 철학을 충분히 알고 있는 인물이 적합하지 않겠느냐”라며 “그 동안 당선자를 도왔던 분들 중에서 선택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병두 서강대 총장 역시 “나 같이 능력 없는 사람이 인수위원장이 될 수 있겠냐”며 “연락 받은 적도 없고 나 말고 훌륭한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제안이 오더라도 맡을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기사 쓰지는 마라. 하여간 난 능력이 없다”고 말해 여운을 두었다
어윤대 전 고려대 총장은 “이 당선자를 한 번 만나기는 했지만 100% 확실한 것은 내가 인수위원장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제안이 들어왔지만 거절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아니다. 당선자에게 복안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여간 나는 아니다”라고 극구 강조했다.
이외에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 한승주 고려대 총장서리, 이경숙 숙명여대 총장, 유우익 서울대 교수 등은 통화가 되지 않았다 다만, 숙명여대 관계자는 “오전에 이 총장과 통화를 했을 때 이 총장은 ‘이 당선자측과 아무런 얘기가 된 것이 없다. 연락도 안 왔는데 주위에서 더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최영윤 기자 daln6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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