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자연과학대가 학제간 융합교육을 활성화하는 취지로 1946년 문리과대학 이학부(옛 자연대, 75년 자연대로 개편) 시절 이후 처음으로 비(非)자연과학 전공자를 교수로 영입했다. 주인공은 일본 와세다대 경제학교 오종남(55ㆍ사진)교수. 학교측은 오 교수가 내년부터 학부생 강의를 맡기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오 교수는 자연대 통계학과 소속으로 내년 1학기 학부 1ㆍ2학년 학생들을 가르칠 계획이다. 과목은 ‘과학적 방법론과 통계학의 이해’로 정해졌지만, 굳이 ‘통계’에만 국한하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조신섭 통계학과 교수가 공동 강의를 맡아 통계의 일반 이론 부분을 맡고, 오 교수는 자연과학과 관련한 사회ㆍ경제학적 현상 및 분석 분야를 주로 담당하는 식으로 역할 분담을 할 계획이다. 강의는 때에 따라서 영어로도 진행된다.
오 교수는 “통섭(統攝ㆍ‘서로 다른 것을 아우른다’는 개념)의 시대에 자연과학도도 세상 돌아가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학생들에게 글로벌 마인드를 심어주는 한편, 자연과학 연구가 다른 인문ㆍ사회영역에서 어떤 의미가 있고 어떻게 쓰여야 바람직한지 생각할 기회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자연대 측은 자연대 소속 학생뿐 아니라 이 분야에 관심있는 학생이면 누구나 수강할 수 있도록 하되, 정원은 60명 내외로 정할 방침이다.
오 교수는 서울대 법대 71학번으로 75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 생활을 시작했으며 이후 미국에서 경영학석사 및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2~2004년엔 통계청장을 지내기도 했다.
자연대 관계자는 “오 교수는 법학ㆍ경영ㆍ경제학에 두루 밝은 데다 통계청장ㆍIMF 상임이사 등 풍부한 행정ㆍ국제경험으로 자연대 학생들에게 글로벌마인드와 사물을 보는 넓은 시야를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원기 기자 o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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