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당선 후 첫 주말과 휴일을 휴식을 겸한 정국구상에 몰두하며 보냈다. 이 당선자가 주말을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으로 온전히 보내는 것은 지난해 6월 서울시장 퇴임 이후 약 1년6개월 만에 처음이라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이 당선자는 23일 공개 일정을 잡지 않았다. 이날 오전 서울 강남의 한 교회에 다녀온 뒤에는 당선자 관저인 청와대 인근 안가(安家)에 머무른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 시절 비서실장인 임태희 의원은 “주로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당선자는 휴식을 취하며 대통령직 인수위원장 인선 등을 비롯한 현안에 대해 자문단 및 측근들과 의견을 나눴고 정국구상도 차분히 가다듬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당선자는 22일 오후 안가 내 테니스코트로 임태희 비서실장, 주호영 비서실 부실장, 박형준 나경원 대변인 등 측근들과 국제정책연구원(GSI) 유우익 원장, 김영우 정책국장, 바른정책연구원(BPI) 백용호 원장 등 자문교수진을 초청해 자신의 취미이자 특기인 테니스를 쳤다. 이날 이 당선자는 5시간 가량 파트너를 바꿔가며 복식 경기를 했다.
이 당선자는 “경선 때 (테니스 치러) 한 번 갔는데 그 이후로 오늘 처음 친 것”이라며 “이제 일주일에 한 번씩 치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1970, 80년대엔 테니스 라켓 들고 공항에 가면 프리 패스(free passㆍ무사 통과)였다. 신사들의 스포츠니까”라며 테니스 사랑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당선자는 지난해 3월 불거진 자신의 ‘황제 테니스’ 논란도 거론했다. 그는 “시장 시절 ‘황제 테니스’라고 해서 정동영 전 의장이 검찰에 고발했다. 5월 31일 지방선거가 있었는데 그걸 노린 선거용이었다”며 “물론 무혐의가 나왔다. 상식에 안 맞는 고발이었다”고 강조했다.
이 당선자는 ‘인수위원장으로 마음에 두는 분이 있느냐’는 질문에 “마음에 두는 사람은 우리 마누라”라고 농담을 하며 질문을 비껴갔다.
이 당선자는 이날 저녁 뉴라이트전국연합 송년회에 잠시 참석, “내가 5년 동안 유별나게 할 것은 아니고 일을 열심히 하되, 5년 전이나 5년 후나 똑같은 모습으로 여러분에게 다가가겠다”고 인사말을 했다. 이 당선자는 이어 손녀 돌잔치에 참석해 가족과 오붓한 시간을 보냈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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