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북한에 우라늄 농축 핵 프로그램의 철저한 신고를 촉구했으나 북측은 농축 우라늄은 신고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시사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21일 국무부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 핵 프로그램이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또 다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걸 오랫동안 우려해왔다”며 “올 연말까지 철저하고 정확한 신고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라이스 장관은 “중요한 건 (신고) 절차가 올바르게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해 연내 시한에 연연하기 보다는 정확한 핵 신고를 중시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라이스 장관은 그러나 북한이 제공한 알루미늄 튜브에서 농축우라늄 흔적이 발견됐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정보 사항’이라며 언급하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북한이 최근 미국에 제공한 알루미늄 튜브에서 농축 우라늄 흔적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우라늄 농축 핵프로그램(UEP)에 대한 해명을 위해 미국의 북핵 불능화실무팀에게 알루미늄 튜브를 건네줬으나 미국 과학자들이 이를 정밀 검사한 결과, 농축 우라늄의 흔적이 검출됐다고 소식통들은 말했다.
북한은 러시아에서 알루미늄 튜브를 대량 구입한 것은 사실이지만, 핵농축용이 아니라 일반적 용도로 사용하기 위한 것일 뿐이라며 미국측에 튜브 샘플을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북핵 6자회담 북한측 수석대표인 김계관(金桂冠) 외무성 부상이 북한을 방문했던 중국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에게 “핵 프로그램 신고의 핵심은 플루토늄”이라며 우라늄은 신고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시사했다고 도쿄신문이 23일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 부상은 17일 평양에서 열린 우다웨이 부부장과의 회담에서 “모든 핵 프로그램의 완전한 신고를 연내에 실시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으나 농축 우라늄 개발의혹에 대해서는 “적절한 시기가 오면 설명할 방침”이라고만 밝혔다.
김 부상은 또 중국이 조기 개최를 추진하고 있는 6자회담 및 수석대표 회담에 대해 “시기상조”라고 말해 당분간은 개최에 응하지 않을 방침을 밝혔다.
도쿄=김철훈특파원 chkim@hk.co.kr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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