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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로 본 2007 스포츠] <5> 막 내리는 현대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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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로 본 2007 스포츠] <5> 막 내리는 현대시대

입력
2007.12.23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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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올 한 해를 표현하는 데 ‘다사다난’이라는 말보다 적합한 표현은 없을 것이다.

연초부터 구단 매각설이 터져 나왔지만 해가 다 가도록 인수주체조차 결정되지 않고 있다.

그 동안 현대의 새 주인으로 거론된 그룹만도 농협중앙회, 프로스테이트 홀딩 컴퍼니, STX 등 5,6개나 된다.

연간 구단 운영비로 약 180억원을 쓰는 현대는 지난해까지 현대자동차 그룹에서 80억원, 야구단 고문인 정몽윤 회장의 현대해상화재보험에서 40억원(광고비)의 지원을 받았다.

나머지는 광고비와 입장수입 그리고 현대중공업 등 범 현대가(家)에서 충당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현대자동차에서 지원을 중단하면서 어려움에 봉착했다. 야구 사랑이 남다른 정몽윤 회장 한 사람의 도움만으로는 턱없이 모자랐다.

연초부터 현대 매각을 추진했다 번번이 빈손이 됐던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고 정몽헌 회장의 부인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게 도움을 요청했으나 역시 거절 당했다.

사정이 이쯤 되자 현대는 선수단과 직원들에게 기본적인 돈조차 지급하지 못하게 됐다. 지난해 11월 3년 계약한 김시진 감독은 1년이 넘도록 계약금 2억원을, 2006년 신인들과 올 신인들은 계약금의 25%를 받지 못했다.

내년 신인들의 경우 아직까지 단 돈 10원도 통장에 안 들어왔다. 직원들은 11월 급여를 못 받았다.

KBO는 올 안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현대 매각문제를 매듭짓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신상우 KBO 총재는 이 달 초 제일화재 프로야구 시상식 때도 김시진 감독을 만나 “크리스마스 선물이 준비돼 있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현대문제는 해를 넘길 공산이 커졌다. 농협 말고는 다른 대안이 마땅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도 KBO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여러 기업과 접촉하고 있다”며 원론적인 대답만 되풀이하고 있다.

현대문제는 단순히 현대 야구단만의 일이 아니다. 만일 매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현대는 공중분해를 피할 수 없게 되고, 내년 프로야구는 7개 구단으로 축소된다.

이 달 초 프로야구 선수협의회 대의원 총회에서 현대문제 해결을 위한 지혜를 모으려 애썼지만 뾰족한 해답은 얻을 수 없었다.

선수협 손민한 회장과 현대 주장 이숭용은 “현대문제의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댔지만 마땅한 답은 없었다. 한국야구 전체를 위해서라도 빨리 해결돼야 하는데 해를 넘길 것 같아 답답하기만 하다”며 KBO에 현대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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