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움직일까.
‘이명박 정부’에 거는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면서 그 동안 숨 고르기를 하고 있던 부동산 시장이 어느 정도 활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란 낙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새정부도 언제든지 불붙을 수 있는 시장 불안을 감안하면 참여정부가 짜놓은 부동산 정책의 틀을 뒤흔들 만큼 대수술에 나서기는 힘들어 당장 가시적인 시장 부활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집값 안정세 예상
부동산 시장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세금ㆍ대출ㆍ재건축 등 규제 완화 공약을 어떻게 풀어낼 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상황으로 본다면 새 정부가 출범하더라도 시장이 당장 요동칠 가능성은 낮다. 전국 미분양 아파트가 외환위기 수준인 10만가구를 넘어섰고, 준공 후 미분양도 늘어나는 등 시장 전반이 위축돼 있기 때문이다.
분양가 상한제로 값싼 아파트를 분양 받기 위해 청약을 미루는 경향도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새 정부도 갑자기 규제를 풀 경우 ‘투기를 부추긴다’는 인식을 줄 수 있어 현 정책을 단기간 내에 뒤엎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민간연구소들은 내년 집값을 ‘안정 내지 보합세 유지’로 보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내년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에 따른 주택 구매력 약화, 양도세와 종합부동산세 부담 증가, 미분양 누적 등의 이유로 집값이 올해보다 1.9%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주택의 경우 1.5%(수도권은 2.0%) 오르는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하락하는 셈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대선 이후 규제 완화가 상당부분 이뤄지고, 그간의 대기 수요가 주택 매수에 나설 경우 거래량이 늘면서 집값도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한다.
특히 사업추진이 빠른 재개발(뉴타운)이나 용적률 완화가 기대되는 재건축, 개발 후보지 인근은 국지적인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전세가는 오를 듯
전셋값은 상승세를 탈 전망이다. 내년부터 서울 재개발ㆍ재건축에 따른 다세대(연립) 등 소형주택 멸실과 그에 따른 이주 수요 증가, 분양가 상한제와 청약가점제 시행으로 인한 매수 대기자의 관망세가 이어지면서 전세 수요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이 전세 이동이 많은 짝수 해라는 점도 전셋값의 불안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은 내년 아파트 전셋값이 전국 2.4%, 서울ㆍ수도권 3.6~3.7%, 건설산업연구원은 전국 3.5%, 수도권 5%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오피스 강세, 토지는 보합
오피스텔이나 사무실과 같은 임대 수익형 부동산은 상대적 호황이 예상된다. 실제로 서울 도심이나 강남ㆍ북 오피스 밀집 지역에서는 빌딩 가격이 급반등하고, 사무실 임대료도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오피스 공급이 수요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상가는 화성 동탄이나 파주 운정지구와 같은 신도시를 중심으로 국지적인 활황이 예상된다.
토지 시장은 전반적인 안정세가 예상된다. 충청권 행정중심 복합도시나 혁신도시 예정지, 남북 경제협력에 따른 기대감이 높아진 경기 북부 접경 지역 등은 땅값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기타 지역은 보합세에 그칠 전망이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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