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이후 6개월여 동안 분열을 거듭하고 있는 벨기에의 정국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과도정부가 21일 출범했다.
BBC 등 외신들은 이날 기 베르호프스타트 총리가 이끄는 과도 내각이 알베르 2세 국왕에게 임명장을 수여 받고 선서함으로써 공식 출범했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수립된 과도정부에는 불어권 자유당과 사회당, 기독민주당과 네덜란드어권 자유당과 기독민주당 등 5개 정당이 참여하며 부총리로 이브 레테름 네덜란드어권 기독민주당수가 임명됐다.
과도정부의 임기는 내년 부활절인 3월 23일까지이며 이후 새 정부가 출범한다. 베르호프스타트 총리는 앞으로 3개월간 과도정부를 이끌며 내년도 예산안 제출과 인플레이션 대책, 저소득층 세금부담 완화 등을 내용으로 한 서민들을 대상으로 한 민생 관련 정책들을 제안할 예정이다. 이 밖에 과도정부는 새 정부 출범을 위한 두 언어권 간 협상을 도출해야 하는 중대한 임무도 떠맡게 됐다.
벨기에는 21일로 6월 총선 이후 194일째를 맞았지만 자치권 확대를 두고 두 언어권의 분열로 새 정부를 수립하기 위한 연정협상이 두 차례나 붕괴되는 등 최악의 위기 상황을 맞고 있다. 이 같은 정국 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알베르 2세 국왕은 결국 베르호프스타트 현 총리를 책임자로 지명한 것이다. 베르호프스타트 총리는 총선 패배 이후 퇴임할 예정이었으나 새 정부가 출범하지 못해 그 동안 일상적인 행정 업무를 계속 수행해 왔다.
벨기에 현지 언론들은 과도정부 이후 새 정부에서는 레테름 부총리가 내각을 이끌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지난 총선에서 승리했음에도 두 차례 연정 협상에서 합의를 도출하는데 실패한 레테름 부총리는 과도정부에서도 가장 민감한 사안인 예산과 언어권 자치권 확대 문제를 담당할 예정이다.
벨기에는 네덜란드어권인 북부 플랑드르와 불어권인 남부 왈로니아로 나뉘어져 있으며 지역정부의 자치권 확대를 두고 양측간 갈등이 심화돼 왔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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