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곤(53ㆍ구소기소) 전 부산지방국세청장으로부터 인사 청탁과 함께 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구속기소된 전군표(사진) 전 국세청장은 21일 “구속이 겁이 나 자수감경(自首減輕)을 고려했으나 곧 마음을 바꿨다”고 말했다. 전씨는 이날 부산지법 형사5부(부장 고종주) 심리로 열린 2차 공판에서 이같이 밝혔다.
전씨는 “혐의를 시인하고 자수감경을 받는 것이 현실적 대안이라는 변호인의 요청으로 많은 고민 끝에 자수를 고려했다”며 “그러나 검찰 조사를 받고 상경하는 승용차 안에서 곧 마음을 바꿔 변호인에게 혐의 부인을 통보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전씨는 “수뢰액이 6,000만원(이후 검찰 추가 기소로 8,000만원이 됨)이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돼 최소 징역 7년을 받게 되지만, 자수하면 형이 반으로 줄고 집행유예가 가능하다는데 어느 사람인들 고민하지 않았겠느냐”고 반문했다.
전씨는 “변호인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자수를 권했다”며 “당시 급박한 상황에 처해 한때 자수를 시도한 것이 지금 와서는 오히려 죄를 시인한 것처럼 돼 억울하다”고 말했다.
자수감경은 수사기관에 범죄를 시인하는 자술서를 쓰고 혐의를 자백할 경우 재판부의 재량으로 형의 절반을 줄여주는 제도다. 전씨의 경우 특가법상 뇌물수수죄가 적용됐기 때문에 법원에서 혐의가 인정되면 최소 징역 7년의 형을 받게 되지만, 자수감경이 이뤄지면 형이 3년 6개월로 줄어들 수 있다.
전씨는 이날 검찰이 기소한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부산=김창배 기자 c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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