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21일 “전임자가 존중받는 전통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며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새롭게 시작할 것은 새로 시작하는 좋은 전통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당선자는 이날 종로구 견지동 안국포럼 사무실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축하 난을 전달하기 위해 예방한 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이같이 말하고“후임자가 부당한 요구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당선자는 “참여정부는 권위주의를 무너뜨렸고 돈 안 드는 정치를 정착시켰다”며 “그런 선거 풍토를 만들어준 것이 당선에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 당선자는 정권 인수인계에 대해 “국정의 연결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이른 시일 내 대통령과 회동하면 좋겠다. 시기는 26일 이후 잡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고 박형준 한나라당 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문 실장은 “성실한 인수인계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인수위 구성 전이라도 협력할 것이 있으면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부시 미 대통령과의 통화 및 주한 미국 대사, 주한 일본 대사의 방문에 이은 외교사절의 당선 축하 전화와 방문은 이날도 계속됐다.
이 당선자는 이날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일본 총리의 당선 축하 전화를 받고 “6자회담을 통한 일본의 북핵폐기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며 “어떻게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일본과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북핵 폐기를 위한 양국간 공조 강화에 대해서도 뜻을 같이하며 “한미일 3자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당선자는 한일 정상회담과 관련,“형식적인 만남보다는 일이 있을 때 그때그때 만나는 셔틀 외교가 좋겠다”고 말했다.
이 당선자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의 통화에선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유엔의 적극적 협력을 요청하는 동시에 한국의 국제 위상 강화 노력을 약속했다. 이 당선자는“인수위 안에 기후변화 대책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대책을 세워보겠다”며 “ODA(정부개발원조) 기금을 올리는 등 우리도 국제 사회에서 경제 규모에 걸맞은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이 당선자는 글레브 이바셴초프 주한 러시아 대사, 닝푸쿠이(寧賦魁) 주한 중국 대사의 당선 축하방문을 받고 한-러, 한-중 간 협력과 우호관계를 재확인했다. 특히 러시아에 동부 시베리아 일대 개발 계획에 대한 한국의 참여를 제안하며 “취임 초에 바로 그 일을 하고 싶다. 필요한 인력은 북한 인력을 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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