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 ‘반칙왕’이 떴다. 피닉스 코요테스의 레프트윙 다니엘 카르실로(22)가 그 주인공으로 풀타임 NHL 첫 시즌을 맞아 불 같은 성질로 빙판을 휘저으며 연일 악명을 떨치고 있다.
카르실로는 21일 오전(한국시간) HP 파빌리온에서 열린 새너제이 샤크스와의 2007~08 NHL 정규리그 원정경기에서 27분의 페널티를 추가하며 다시 한번 ‘일촉즉발’의 성질을 과시했다.
카르실로는 1-1로 맞서던 3피리어드 3분7초께 제러미 로닉과 신경전을 벌이던 중 동료 니콜라스 보인튼과 스티브 버니에간에 주먹 다짐이 벌어지자 버니에를 공격, 파이팅 메이저 페널티(5분)와 게임 미스컨덕트(10분) 두 차례를 부과 받고 링크에서 쫓겨 났다.
카르실로는 현재 33경기에서 무려 172분의 페널티를 기록하고 있다. 아이스하키에서는 파울의 정도에 따라 마이너(2분), 메이저(5분), 미스컨덕트(10분), 게임 미스컨덕트(경기 완전 퇴장)의 페널티를 부과 하는데 정규리그를 49경기나 남겨 놓은 상황에서 172분의 페널티를 받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지난 시즌 최다 페널티 기록이 233분이었다는 것과 비교해 보면 카르실로의 페널티가 얼마나 놀라운 페이스로 불고 있는 지 알 수 있다.
카르실로의 페널티가 많은 것은 싸움을 많이 하는데도 원인이 있지만 한번 불 붙으면 끝을 보고야 마는 성미 탓이 크다. NHL에서는 적당한 싸움은 메이저 페널티를 부과 받고 마는데 카르실로는 ‘지켜야 할 선’을 넘으며 미스컨덕트 이상의 중벌을 받기 일쑤다.
카르실로의 특이한 점은 NHL의 일반적인 ‘싸움꾼’들과 달리 기술적으로도 뛰어난 선수라는 데 있다. 올 시즌 5골7도움을 기록하고 있고 파워 플레이 팀(수적 우세에서 득점을 노리는 스페셜팀)으로도 활약하는 등 ‘주먹질’ 만큼이나 득점력도 우수한 것으로 인정 받고 있다.
‘아이스하키 황제’ 웨인 그레츠키 감독은 ‘한 시즌에 30골 이상을 넣을 수 있는 선수’라고 그를 높이 평가하며 싸움 대신 플레이에 집중해 줄 것을 요청했을 정도다.
그러나 카르실로의 격정은 좀처럼 잦아들 줄 모르고 있다. 성질을 죽이지 못할 경우 그는 한 시즌 400분 이상의 페널티를 기록한 다섯 번째 선수로 NHL 역사에 남을 전망이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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