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3수에 실패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20일 캠프 해단식에서 끝내 눈물을 글썽였다. 그는 이날 오전 서울 남대문 단암빌딩에 모인 캠프 참모들과 지지자 100여 명을 향해 “반드시 이긴다는 상황이 아님에도 여러분은 오직 이회창을 좋아해 지켜 주려 했다”고 인사한 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눈가엔 잠시 물기가 비쳤다.
이 전 총재는 이어 선명하고 깨끗한 보수 신당 창당의 정당성을 역설했다. 그는 “5년 전의 경험처럼 대세는 환상적 선전에 의해 쏠릴 수 있기에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
그 가치를 찾고 정신적 기반을 확충하지 않으면 돌아오는 시대가 큰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에서 ‘골드워터’라는 보수진영의 가치 추구 운동이 씨앗을 뿌려 도널드 레이건 대통령 때 가치중심 보수주의가 부흥하고 정치 풍조를 바꾸었듯 나도 씨앗을 심었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재측은 개인 사무실과 기자실만 남겨 두고 이날 오후부터 단암빌딩 캠프를 싹 정리했다. 강삼재 전략기획팀장 등 일부 핵심 참모들은 “현재로선 창당 작업에 참여할 생각이 없다”는 뜻을 밝히고 일단 캠프를 떠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창당 작업은 이흥주 홍보팀장과 최형철 박사, 지상욱 박사 등 오랜 가신그룹이 주도하게 됐다.
이 전 총재는 연말까지 신당 컨셉트 등을 가다듬은 뒤 내년 1월 창당준비위 등 실무기구를 구성해 늦어도 월말까지는 창당 작업을 마친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곽성문 의원은 “이명박 당선자의 한나라당이 중도로 외연을 확대하고 총선 공천에서 대대적 물갈이가 이루어지면 신당의 공간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당 이름으로는 ‘자유’와 ‘코뮌’의 뜻을 담은 ‘자유회의’ 등이 아이디어 수준에서 거론된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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