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대선의 특징은 과거 대선과 달리 진보성향의 20대와 이른바 ‘386세대로 대표되는 40대가 한나라당 이명박 당선자 지지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물론 이번 대선에서 이 당선자가 전 연령층에서 1위를 기록했지만, 이중 세태 반영에 가장 민감한 20대와 변화와 개혁으로 상징되는 40대가 보수 후보인 이 당선자를 압도적으로 지지했다는 점은 눈 여겨 볼 대목이다.
특히 386세대로 대표되는 40대는 대학시절 군부정치에 저항하면서 우리 나라의 민주화 과정을 이끌었던 중심 세대다. 2002년 대선에서도 이들은 반(反)미 운동의 중심에서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구(舊)정치에 맞서 참신한 민주당 노무현 후보에게 표를 던져 줬던 집단들이다.
물론 대선이 5년마다 치러지는 관계로 이번 대선과 2002년 대선을 정면으로 비교한다는 것은 한계점을 지닐 수 있지만, 투표 결과를 살펴보면 확연한 성향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5년전 16대 대선 당일 KBS와 미디어리서치 출구조사에서 지금의 40대인 당시 30대는 진보층을 대표한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후보에게 59.3%,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에겐 33.9%의 지지를 보냈다.
그러나 올해 대선의 경우 SBSㆍTNS코리아 출구조사에서 이들은 한나라당 이명박 당선자에게 50.6%의 지지를 보낸 반면,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에게 불과 28.3%만이 표를 던졌다. 5년만에 상황이 완전히 반전된 것이다.
올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 지지층까지 포함할 경우 40대는 63.9%가 보수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나 진보 후보보다 보수층에 두 배 가량 높은 몰 표를 몰아 준 셈이 된다. 30대도 마찬가지다.
2002년에는 59.3%가 노무현 후보를 지지했지만, 이번 대선에서 정동영 후보에게 표를 던져 준 경우는 28.3%에 머물렀다. 이명박 당선자와 이회창 후보에겐 30대의 54.4%가 호감을 나타냈다.
이른바 인터넷 세대로 과거 민주화 운동에 영향을 받지 않은 20대의 선택도 정치학적으로 분석해야 할 과제로 던져졌다. 이들은 2002년 대선에선 무려 62,1%가 노무현 후보를 지지했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이명박 당선자와 이회창 후보에게 각각 42.5%와 15.7%, 총 58.2%가 표를 던져 확연히 보수화 성향으로 돌아섰다.
물론 이번 대선 결과를 우리 국민들의 연령별 투표 성향이 보수로 한 클릭 이동했다는 것으로 결론짓기엔 아직 이르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들은 오히려 지금 우리 나라의 사회적 상황을 통해 20대와 40대의 투표 성향을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즉 20대는 취업난에 시달리고, 40대는 자녀들의 교육비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세대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이 2002년 대선에서는 자주노선을 내세운 노무현 정권을 선택했지만, 노 정권이 5년 동안 기대를 저버린 게 진보진영 후보 외면이란 결과를 나았다는 것이다.
계명대 김진하 교수는 “올해 대선은 20대는 취업, 40대는 자녀 교육비 등 경제문제가 싱글 이슈였다”며 “노무현 정부가 이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이상에 치우친 결과로 이명박 후보의 경제 화두가 먹혀 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혁범 기자 hbkw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