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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전지훈련 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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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전지훈련 불참"

입력
2007.12.20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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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 파트너와 물리치료사도 없이 대회에 나가고 있어요.”(김경아)

“어른들 앞이라고 할 말도 못하고 너무 무시당하고 있습니다.”(유승민)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유승민(25ㆍ삼성생명)은 19일 오후 중국에서 열린 그랜드 파이널스 대회를 마치고 입국한 뒤 곧바로 서울 모처의 호텔로 향했다.

대통령 선거일이지만 그는 투표 용지 대신 마이크를 잡았다. 주세혁(27ㆍ삼성생명), 김경아(30ㆍ대한항공) 등 5명의 대표팀 동료들과 함께 였다.

유승민은 이 자리에서 “탁구협회의 파벌 싸움 등으로 선수들의 의견이 존중되지 않는 상황에서 도저히 운동에 전념할 수 없다.

현재 여건이 바뀌지 않으면 내일부터 시작되는 일본 전지훈련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폭탄 선언을 했다.

유승민 등 남녀 대표 선수들이 20일부터 열흘간 예정된 일본 전지 훈련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이유는 최근 안팎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대한탁구협회의 일방적인 행정을 더 이상 참을 수 없기 때문이다.

여자 대표팀 주장 김경아는 “내년 1월 열리는 종합선수권대회를 20일도 안 남기고 일본으로 전훈가는 걸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훈련 목적도, 스케줄도 사전에 선수들의 의견을 전혀 묻지 않은 채 진행했다”고 성토했다.

그는 또 “보통 대회에 나갈 때 예산 등을 이유로 연습 파트너와 물리 치료사도 데리고 가지 않는다. 그러면서 협회장 측근 인사들은 몇 명씩 데려가고 있다”며 현 집행부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주세혁은 “유남규-현정화 감독이 사퇴하고 새 코칭스태프가 선임됐는데 이 과정에서 선수들의 의견은 철저하게 무시당했다.

윗선에서 모든 결정이 내려지는 상황에서 어떻게 코칭스태프를 믿고 훈련하겠냐”고 호소했다.

그는 “천영석 회장의 대표팀에 대한 간섭이 지나치다고 느낀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새로운 감독이 오더라도 바뀌는 게 없다”며 코칭스태프의 대표팀 운용 권한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유남규-현정화 감독은 천영석 회장의 독선적인 협회 운영과 대표팀 운용에 대한 지나친 간섭 등을 이유로 사퇴했고, 탁구협회는 14일 서상길, 윤길중 감독을 새로운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협회는 20일부터 내년 2월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를 대비해 일본 전지훈련을 기획했지만 선수들의 집단 반발로 일정이 취소될 위기에 놓였다.

협회측은 “주축 선수들이 빠지는 일본 전훈은 의미가 없다. 국내에서 소집 훈련을 갖는 것으로 대신하겠다”면서 “선수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주장을 들어보고 해결점을 찾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기범 기자 kik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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