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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걸 사장 "한전, 살 길은 해외진출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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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걸 사장 "한전, 살 길은 해외진출 밖에 없다"

입력
2007.12.20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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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산시성에서 인수한 발전소를 내년 중국 증시에 상장하는 방안을 추진하려고 한다. 상장이 성사되면 발전 수익 외에도 큰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한국전력공사 이원걸 사장은 취임 후 한 달 평균 세 차례 해외 출장을 다닌다. 외국의 국영 전력회사와 자원개발사의 사장, 또는 주관 장·차관 등을 만나느라 바쁘다. 잦은 출장에 대비해 기내에서 앉아서 하는 운동을 두세 시간 하는 노하우도 있을 정도다.

그가 추진해온 해외진출 전략의 최대 성과는 6일 산시성 타이위안시에서 거멍국제에너지유한공사를 개소한 것. 한전과 산시국제전력집단공사, 도이치은행이 합자회사를 만들어 발전소 인수 및 신규 건설, 석탄생산 등을 병행하는 사업이다. 34% 지분을 보유한 한전은 연 700억~800억원의 수익을 예상하고 있다.

"다행히도 지난해 합자회사를 만들기로 산시성 측과 협약을 마친 바로 다음달 중국 정부가 해외 기업의 발전사업 진출에 대한 규제를 크게 강화했다."

해외 진출은 그저 이익을 좀 더 내겠다는 게 아니라 살아 남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전략이라는 이 사장의 설명이다. "1990년대엔 국내 전력수요 증가가 10.2%였지만, 최근엔 4%대로 낮아졌다. 2015년이면 전력수요 증가는 거의 정체할 것이고, 한전은 마이너스 성장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한전이 살아 남으려면 해외 시장에 주력해야 한다."

이 사장은 "현재 추진 중인 해외사업은 110여 가지에 이른다"며 두꺼운 책자로 만들어진 회의자료를 내보인다. 이 중에서도 우리나라 전체보다 더 큰 러시아 일부 지역을 관할하는 열병합발전회사(TGK-4) 인수는 그가 가장 주력하는 사업이다.

한전은 발전소와 자원개발을 연계하고, 해외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등 다양한 해외진출 전략을 구사하고 있지만, 원자력발전소 시장에는 아직 발을 들여놓지 못했다. 그는 "해외에서 원전을 지어본 실적이 없다는 사실 자체가 해외 진출의 장벽이 되고 있다"며 "하지만 곧 원전 시장도 뚫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지난해 말 기준 한전의 해외매출은 1%가 안 된다. 하지만 2015년이면 3조8,000억원(매출의 8.3%)을 해외에서 벌어 들일 것이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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