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대통령 선거(19일)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대선은 국가의 지도자를 뽑는 정치 이벤트이지만, 경제적 파급 효과도 만만치 않다. 새 정권의 출범은 정책변화는 물론 경제 패러다임의 전환을 야기하는 등 경제전반에 많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특히 증시는 대선을 전후해 강세를 띠는 ‘대선 효과’를 톡톡히 누려 왔다.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 특히 정권 출범초 경기부양에 대한 희망이 반영된 탓이었다. 과연 이번 대선에서도 증시가 ‘대선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을까.
다수 전문가들은 이번 대선이 최근 지지부진한 증시의 상승동력이 될 수 있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일단 전례가 그렇다. 대통령 직선제가 처음 도입된 1987년부터 2002년까지 4번의 대선에서 2002년을 제외하고는 대선 이후 증시가 상승세를 탔다.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87년 13대 대선에선 선거 이후 한 달 간 종합주가지수가 34% 상승했고, 97년(15대) 대선에서도 30% 이상 올랐다.
하나대투증권 곽중보 연구원은 “대선일을 기점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주가가 상승하는 경향이 짙다”며 “특히 이번 대선에서는 어느 때보다 경제적 이슈들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만큼 대선 이후 주가가 재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신증권 성진경 시장전략팀장도 “2002년 대선은 신용카드 사태 여파로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였을 뿐”이라며 “이번에도 차기 정부의 다양한 경기부양책과 혁신 정책 등에 대한 기대가 대선 이후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선 후 증시가 강세는 보이겠지만, 어디까지나 단기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화증권 민상일 연구원은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감이 ‘1월 효과’(일반적으로 연초에 주가가 오르는 경향)와 맞물려 상승탄력에 힘을 더해 줄 것”이라며 “다만 기대감이 선반영된 측면이 있는 터라 투자시기를 대통령 취임 이전인 연말연초로 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역대 대선후 주가 상승은 경기부양 기대감보다는 글로벌 증시 상승 싸이클에 의한 현상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우리투자증권 김승현 연구원은 “그동안 대선 후 증시상승은 OECD 경기 선행지수가 상승하는 등 글로벌 증시가 강세를 띠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는 게 합당하다”며 “과거에는 GDP대비 재정지출이 집권초기와 말기에 집중되는 U자형이었던 데 반해 이번 정권에서는 재정지출을 꾸준히 늘려 와서 차기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쓸만한 재정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다만 어떤 후보가 되든 부동산과 교육 분야는 메스를 가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 분야는 유망할 것 같다”고 예측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연구원은 “이번 대선은 어느 해보다 복잡해 대선후 주가흐름 예측도 섣불리 점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안형영 기자 promethe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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